물 관리 '일원화' 매듭짓자 - 물 관리 효율성 제고

댐 다목적화 위한 물 관리체계 재정비 필요
가뭄·홍수 대응 통합 관리·기능 조정 시급
일원화로 재난 대응·물 확보 등 기대효과
文 정부 '탈원전' 관건… 첫 단추는 '물 관리'

2017.08.01 20:54:18

[충북일보] 가뭄·홍수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인 물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부처 간 업무분장이나 기능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선결과제에 대한 관계 기관의 입장은 상충된다.

◇물 관리 패러다임 전환

현재 우리나라 수력발전댐의 운영 패러다임은 1960~70대 산업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직도 단순 전력 공급이 주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즉각 대응하는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효율성면에서도 수력발전댐은 재논의 여지가 크다.

우리나라 발전량자체가 원자력과 화력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총 발전량 49만여Gwh 중 화력과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2%, 30.4%다.

수력발전은 0.6%(2천700여Gwh) 비중인데, 전력 공급이라는 수력발전의 당초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먼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6월 댐 기능조정을 추진했다.

홍수나 가뭄, 수질관리에 대비한 댐 활용의 다목적화를 위해 '댐 관리 일원화'를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실행되지는 않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자원공사가 대립하고 있는 탓에 논의는 번번이 무산됐고, 물 관리 시스템은 여전히 비효율적인 상태로 남아있다.

◇한수원 VS K-water '남 탓만'

이미 선진국에서는 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물 위기를 인식하고 물 관리체계의 재정비를 꾀하고 있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

특히 댐 관리주체인 한수원과 수자원공사는 서로 남 탓만 하며 실효성 있는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13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기능조정 심의'를 통해 한수원의 발전용 댐 10곳을 수자원공사로 위탁해 일괄 운영키로 방침을 세웠다.

수자원공사가 기존 다목적댐과 발전용 댐을 연계해 용수 공급은 물론 수량 결정 및 수문을 관리하고, 한수원은 수자원공사가 결정한 수량에 따라 발전기를 운영하는 게 정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부 논의 과정에서 수자원공사와 한수원은 각을 세웠다.

수자원공사는 한수원의 노조 반발과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서까지 홍수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수원은 수자원공사가 법적근거도 없는 협약으로 위탁관리는 강요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한수원은 기존대로 발전과 용수·홍수 관리의 이원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댐 관리 일원화 효과는?

수력발전댐의 다목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먼저 각종 재난·재해 예방이다. 수력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를 유동적으로 조절해 2.4억㎥의 홍수조절용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특히 화천댐을 물 공급 위주로 운영하면 충주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는 1.4m 가량 낮아진다. 이로 인해 남한강 홍수대응력이 강화된다.

물 확보 역시 용이해진다. 실시간으로 연계 댐 운영상황을 파악해 상류댐에 추가 물량을 비축할 수 있다. 연간 5.4억~8.8억㎥ 규모의 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강의 유량 증대로 조류 확산을 방지할 수 있고 북한의 위협, 즉 북한 임남댐 붕괴에 대비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원화, 정부 '의지'에 달렸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선언했다. 전력수급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단계적 감축'은 핵발전소의 설계수명 등을 감안할 때 최소 10년, 길면 60년이나 걸린다.

이 기간 동안 30%를 차지하는 전력 대체 방안을 추진해야하는 게 정부의 최대 과제다.

첫 단추가 물 관리 일원화다.

물에 대한 통합 관리 방향은 '수질이냐', '수량이냐'로 구분된다. 수질관리에 방점이 찍히면 통합 관리 주체는 환경부가 되고, 수량관리라면 댐의 경우 수자원공사(국토부), 저수지의 경우 농림부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이런 포괄적인 로드맵을 먼저 설정한 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할 단계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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