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17.증평 증평읍 '청주본가 증평점' [충북일보] '청주본가 증평점'을 운영하기 전까지 라경란 대표에게 갈비탕은 특별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가 알던 갈비탕은 잔칫집에 갈 때면 냉면그릇에 담아 내주던 평범한 음식에 불과했다. 퉁퉁 불은 당면에 식어가는 고기국물을 담은 한 그릇 음식은 라 대표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우연히 접한 본가의 갈비탕은 새로운 음식이었다. 뜨겁게 달군 뚝배기에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은 깊은 국물은 이전의 것과 달랐다. 마침 10여 년간 운영했던 야식집을 그만두려던 참이었다. 밤낮이 바뀐 체력적 한계를 견뎌내지 못해서다. 딱 맞는 타이밍과 우연한 계기로 증평본가를 시작하게 됐다. 야식집 문을 닫기로 한 날 바로 증평본가 영업을 시작했다. 밤을 새우고 맞은 새로운 하루는 몇 개월간의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니 부부의 건강한 삶을 회복시켰다. 그녀의 입맛을 사로잡은 갈비탕은 증평군민들의 입에도 괜찮은 모양이었다. 큰 규모의 식당이 많지 않던 시절 증평본가의 넓은 홀은 손님들로 가득차 북적였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때 광우병 파동이 퍼졌다. 사람들의 공포는 생각보다 컸다. 지독하게 힘들었던 몇 달이었다. 빠르게 유통망을 바꾸고 대응했지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전에는 손님들을 상대하며 웃는 게 쉽지 않았다는 라 대표는 지금의 미소 가득한 얼굴이 그 시절 완성됐다고 고백했다. 어쩌다 찾아온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면서 몇 달을 보내고 나니 손님들이 다시 가게를 채웠다. 갈비탕 뚝배기 옆의 밥이 윤기를 입은 것도 그 즈음이다. 압력 밥솥으로 바꾸고 주기적으로 밥에 변화를 줬다. 자주 먹어도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어느 날은 흰쌀밥이 나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흑미가, 다른 날은 조가 섞인 밥이 테이블에 오른다. 개업 초기에 일이 있어 가게 문을 닫은 다음날 "갈비탕을 먹으러 왔다 그냥 돌아갔다"는 손님들에게 미안해 지난 13년간 휴일도 없이 가게를 지키는 부부다. 명절을 제외하면 본가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청주에서 유명한 본점이다 보니 지점마다 다른 맛의 이유를 묻는 손님들도 많다. 본점으로부터 공급받는 건 갈비뿐이다. 지점마다 끓여내는 갈비탕의 양이 다르다보니 부재료의 양이 달라져 맛의 차이가 나타난다. 본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끓이면서 깊은 맛을 내려다보니 부재료가 두 배는 더 들어간다. 갈비를 손질하고 끓여내는 작업은 섬세하면서도 체력이 필요해 남편이 전담하고 있다. 부부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하루 종일 함께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 잉꼬부부의 영업 비결이다. 연애 때 반했던 남편의 유머가 여전히 재밌어 웃음이 터진다는 라 대표의 취향도 한 몫 하는 듯하다. 지역적 특성상 80% 이상이 단골 손님들로 채워진다는 가게다. 테이블을 채우는 손님들의 사연이 모두 각별한 주인장이다. 조부모를 모시고 오는 손주들이 기특하고, 인근 군부대로 아들을 보내는 가족들의 방문도 언제나 애틋하다. 청주본가 증평점의 정성 가득한 음식에는 주인장의 애정까지 담뿍 담겨있다. 본가에서 손님들이 먹고 가는 건 다만 따뜻한 갈비탕 한그릇은 아닐 듯 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지껏 이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찾아보자면 '꿀잼청주'를 예로 들 수 있지만 이 역시 여러 위락시설 조성사업들을 한 데 모아 이름을 붙인 것일 뿐 이 시장이 민선 8기 들어 처음 주장해 추진했다고 할 만한 굵직한 사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범덕 전 시장의 '트램' 사업이나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무예마스터십', 김영환 현 충북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이들 사업의 성공 유무나 예산의 효율성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꿀잼청주'를 제외하면 이 시장을 대변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민선 8기 청주시가 3대 핵심현안으로 꼽은 △우암산둘레길 △청주시 신청사건립 △원도심 활성화 등의 경우 이 시장 취임 이전 집행부에서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고, 이 시장은 이 이슈들의 결론을 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긴 하지만 이 시장을 대변할 사업으로는 손색이 있어보인다. 우암산둘레길의 경우 양방향, 단방향 통행과 둘레길 개발 등을 놓고 그동안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극렬히 찬반논쟁을 벌여오다 민선 8기 들어 조성됐고,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지난해 청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청주지법 형사1부는 지난 10일 강도 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범행 전후로 장갑을 착용하고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는 등 범행을 철저히 숨기려고 한 점과 피해자가 상해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참작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검찰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과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징역 8년 선고를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맞지만, 강도질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원심의 판단과는 달리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근무할 당시 피해자의 거주지를 방문했던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이 인터넷 도박으로 수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강도질하려는 것이었다면 금품이 들어있는 피
[충북일보] 충북도는 오는 30일 동남아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베트남에 '충북 농식품 안테나숍'(탐색 매장)을 개장한다고 13일 밝혔다. 베트남 안테나숍은 지난해에 이어 하노이 케이(K)-마켓 사파이어점에 개장해 9월 30일까지 4개월 간 운영한다. 개장일인 30일에는 충북 농식품 시식과 홍보·판촉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는 도내 시·군 유망 추천 품목인 과일즙, 떡볶이 밀키트, 조미김 등을 포함해 가공식품 17개사 59개 품목 입점이 확정됐다. 도는 앞으로 정기적인 시식·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시장성이 있는 제품을 발굴한다. 김치(못난이 김치 포함)와 포도, 사과, 배 등 신선 농산물도 추가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7월에는 미국 하와이 팔라마 슈퍼마켓 체인에도 안테나숍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수출 다변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하면서 신선 과일과 가공식품 24개사 115개 품목을 전시 판했다. 도 관계자는 "하노이 코트라 등 현지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안테나숍이 현지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수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