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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년 넘게 청주 지킨 철당간, 용머리 되찾다

청주예술의전당 광장 당간 복원품
용두사지 철당간 상단 용머리 재현
절터 이름부터 용머리 형상 의미
수해 막기 위해 건립했다는 설화
국보 136호 등 간두 형상 뒷받침
1천년 넘게 청주 시민 지킨 청룡

  • 웹출고시간2024.01.01 17:13:04
  • 최종수정2024.01.01 17:13:04

편집자주

2024년은 용의 해다. 용은 막강한 힘과 행운, 자연 등을 상징하는 동물로 예로부터 숭배의 대상이 돼 왔다. 충북에도 용과 관련된 지명, 설화, 기념물이 많다. 그중 청주를 대표하는 용 관련 유적이라고 하면 '용두사지 철당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초 철당간과 함께 조성됐었던 용머리를 청주시가 30여년 전에 복원했지만 많은 도민들이 모르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청주시가 복원한 용머리의 의미와 용두사지 철당간과의 관계 등을 취재했다.

지난 1995년 청주예술의전당 개관과 함께 예술의전당 광장에 복원 설치된 용두사지철당간. 국보 41호인 원래의 용두사지 철당간에는 용두가 없었으나 복원 설치 과정에서 각종 사료를 토대로 용두를 재현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소실된 줄 알았던 용두사지 철당간 용머리를 재현한 작품이 청룡의 해를 맞아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청주 시민들은 이 복원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 왜 세워졌는지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잇는 직지교 옆에는 10m 정도 높이의 철 기둥이 있다. 이 조형물은 국보 41호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淸州 龍頭寺址 鐵幢竿)을 복원한 것으로, 지난 1995년 청주예술의전당 개관과 함게 일명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제도' 때문에 만들어졌다. 문화예술진흥법 9조에 따르면 연면적 1만 ㎡ 이상인 건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때는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해야 한다. 시는 일부가 소실된 철당간을 복원해 전시함으로써 청주는 예로부터 금속문화가 매우 발달한 지역임을 알리고자 했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보41호 용두사지철당간은 원래 30개의 당간으로 만들었으나, 현재는 20개만 남아있다.

ⓒ 김용수기자
이 복원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용두사지 철당간에서는 볼 수 없는 용의 머리다. 철당간은 원통모양의 철통이 맞물려서 높게 쌓여 있는 형태다. 청주시는 현재 20단만 남아있는 당간의 철통을 기록에 따라 30단으로 복원하며 용머리도 달았다.

사실 용두사지 철당간의 상단부는 발굴되지 않아 원형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복원 작품 제작 때 간두(竿頭) 부분을 놓고 학의 머리 혹은 다른 형태일 수도 있다며 설왕설래했다는 후문이 있다.

하지만 용두사지 철당간의 간두는 용머라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가장 먼저, 절터 이름이 간두의 형상을 일러주고 있다. 용두사지의 용두는 각각 용(龍)과 머리(頭)를 의미하는 글자다. 용두사라는 이름은 철당간의 간두 형태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인다. 보통 당간은 사찰의 창건과 동시에 건립된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당간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962년(고려 광종13) 만들어졌다. 철광석의 채굴부터 시작해 제철·제련 기술이 부족했던 당시에 막대한 양의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만든 구조물이다. 이 당간이 사찰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었음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보41호 용두사지철당간은 원래 30개의 당간으로 만들었으나, 현재는 20개만 남아있다.

ⓒ 김용수기자
용두사지 철당간에 얽힌 설화도 간두가 용머리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예로부터 청주는 수재가 잦았는데 어느 점술가가 이르기를 큰 돛대를 세워 놓으면 이 지역이 배의 형상이 돼 재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돛대 구실을 하는 철당간을 청주읍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높이로 세웠고 이후 홍수로 인한 피해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설화를 바탕으로 청주의 지명을 주성(舟城)이라 부르게 됐다고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한국민속상징사전'에 따르면 민속신앙에서 용은 큰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 살면서 강우를 지배하는 수신(水神)으로 숭배돼 왔다.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 '미르' 역시 물과 관련이 있다. 이처럼 배의 돛대 역할을 하며 수해를 막았다는 설화가 있는 철당간은 청주지역의 물을 다스리는 용으로 역할했음을 짐작케 한다. 당시 청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도록 하늘 높이 솟은 당간의 모습은 당시 백성들에게는 용이 승천하는 형상으로 여겨졌다.

학계에서도 이 간두를 용머리 모양으로 추정했다. 실제 당간의 축소품인 국보 136호 '금동 용두보당(서울 리움미술관 소장)'에 용머리 장식이 있는 데다 보물 1410호 '금동 당간 용두(국립대구박물관 소장)' 등 관련 유물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유물들은 간두에 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증명한다.

라경준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 복원 설치된 용두사지철당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라경준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사찰에서 멀리 있는 신도까지 탱화나 괘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당간이다. 용머리의 여의주에 도르래를 설치해 깃발을 걸 수 있도록 했다"고 간두의 형태를 설명하며 "복원을 위해 국보 136호 등 다양한 작품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청주 흥덕사지에서 출토된 용머리 모양 당간 장식(청동보당용두, 국립청주박물관 소장)을 철당간 재현에 참고해 의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1천 년 넘게 그 자리에 우뚝 솟아 청주 시민을 지켜온 용두사지 철당간 그리고 잃어버린 용머리를 되찾은 철당간 복원 작품이 갑진년을 맞아 더욱 뜻깊다"며 "용이 평생을 갈구하는 목표는 뭍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승천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시 힘차게 비상할 한해, 시민들의 마음속에 청룡이 날아주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 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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