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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메타커뮤니케이션즈 사업총괄대표

처음엔 그저 톱스타였던 이효리가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그 많던 열애설을 뒤로 하고 인디음악 매니아층 사이에서나 알려져 있던 일반인들은 금시초문인 뮤지션과 결혼하고 또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했다.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톱스타가 서울에서 벗어나 관심으로부터 멀리 떨여져 있는 곳에서 일상을 지내는 모습이 궁금했다. 대한민국 젊은이든 은퇴자든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곳 제주도에서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했다. 그들의 제주도살이는 엿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누구나 꿈꾸던 삶을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한마디로 대박 소재였다.

톱스타인 이효리가 본인의 집을 열어 민박을 친다는 프로그램의 소재는 그 흔한 일상 엿보기의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일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더니 요즘 세대들의 감성과 맞닿으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폭발적인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 내며 종영을 했다. 담백하기 이를 데 없는 화면과 대화라고는 속삭이는 정도 말고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와중에도 최고의 예능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지막을 내려왔다. 치열한 야생의 연예계 속에서 누구나 되고 싶고 부러워하던 톱스타의 자리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는 그녀의 내려가기가 이다지도 멋질 수가 있을까 싶었다.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의 꿈의 자리인 톱스타에서 이제는 트렌드에 밀려 예전의 열광과 인기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효리는 그녀만의 조용한 내려놓기 과정을 그대로 보여 준 진정성이 시청자의 마음을 관통한 것이다.

올 초 촛불 정국 속에서도 최고시청률 14.5%라는 대기록을 세운 윤여정의 윤식당 돌풍은 장년층 은퇴자들의 로망을 제대로 건드렸었다. 빈틈 하나 없는 칼같은 성격의 윤여정이 만들어가는 식당 이야기는 발리라는 배경과 어우러져 제대로 된 힐링 감성을 충족시켜 주었었다.

이런 방송의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지는 트렌드는 한마디로 느긋한 삶이었다. 최근 트렌드를 대변하는 키워드인 '욜로 라이프'와 '휘게라이프'의 전형인 프로그램으로 더 큰 인기를 구가했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두문자어로 캐나다의 음악가 드레이크의 2011년 노래 'The Motto'의 가사로 등장하여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다"를 뜻하는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알 수 없는 미래나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행태이다. 이제는 소비 행태를 넘어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청년실업의 현실에서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보라는 명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을 즐기라는 "카르페디엠(Carpe diem)"적 사고의 확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한편, 휘게(Hygge) 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로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단어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2016년 영국의 콜린스 영어사전에서 선정한 올해의 단어에서 휘게는 '브렉시트(Brexit)'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욜로'든 '휘게'든 오늘을 조금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소박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자는 모토가 핵심이다.

경제성장 일변도의 양적 팽창 시대에는 개인의 삶보다는 전체적 삶의 양적 팽창이 더 큰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해도 어디로 가도 막막하고 암울한 현실을 마주칠 뿐이다. 이런 요즘 사람들에게 이효리는 생각을 바꿔보라고 말을 건넨다. 오랜 재수 끝에 원하는 대학을 들어갔지만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는 20대 여대생에게 이효리는 문득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행복한데."라는 말을 던지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효리의 따뜻한 위로와 시선은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은 전해 주었다.

그러고 보면, 이효리는 지금도 여전히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핑클로 활동했던 90년대말과 2000년대 초반, 섹시퀸으로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이효리는 항상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트렌드 리더였다.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최고의 흑자 모델이었던 그녀가 복잡한 세상에서 동떨어져 새로운 삶의 패턴을 만들어 가고 있고, 그 모습에 시청자들과 팬들은 더욱 열광하고 있다. 민박이라는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낯선 일반인들의 시선과 융화 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또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그녀의 삶이 더 빛이 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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