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9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은영

메타커뮤니케이션즈 사업총괄대표

굴곡은 자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항상 굴곡이 있다.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고, 부러움을 살 정도로 잘 나가던 때가 있으면, 멸시와 냉대를 받는 때도 있다. 만사에 일희일비하지마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살아가면 갈수록 가슴에 와 닿는다.

최근 들어 한 때 자의든 타의든 적잖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이 방송에 복귀하는 걸 종종 보게 된다. 불법도박으로 구속되었다 복귀하거나, 경제적 파산으로 신용불량자의 신세로 전락했다가 복귀하는 등, 그들이 나와 같은 연배여서 그런지 새삼 관심이 간다.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이상민의 경우를 보더라도 어마어마한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의 처지를 본인의 캐릭터로 활용하고 있고, 그런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진정성 있는 한 인간으로 보여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데 손색이 없다. 한 때 불법도박으로 엄정 처벌을 받고 자숙하던 몇몇 연예인들도 재기를 하면서 예전보다 더 성숙하고 깊이 있는 자세를 보여준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이 제대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은 시청자들의 용서가 전제돼 있다. 법적 절차나 객관적 지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연예인의 복귀를 용인하는 사람들의 평가항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과 성실함이 자리잡고 있다. 음, 그래 이 정도면 나와도 돼 라는 생각의 밑바탕엔 그들이 보여주는 진심의 깊이와 한결같은 성실함이 있다.

다시 출연하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제대로 인기를 누리거나 평가를 받아본 적 없던 김생민의 열풍에도 같은 심리가 발동한다. 1992년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주목을 끌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직업 연예인으로 성실히 살아온 김생민에 대한 존중이 작금의 열광을 만들어 냈다. 25년동안 방송생활을 하면서 근검절약하지만 쓸 데는 쓰는 '연예가 짠돌이', '통장요정'으로 불리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0여개의 광고계약을 따 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가장 핫한 연예인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 1순위가 되고 있다.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라는 팟캐스트의 한 코너로 시작한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이 살아 온 있는 그대로의 짠돌이 철학이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전달된 계기가 됐다. 모바일 시대에 팟캐스트라는 미디어가 가지는 소통의 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존 방송사에서 끄집어 내지 못하는 속내를 그대로 여과없이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김생민의 가치를 높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의 부상은 시대의 요구가 맞닿는 부분이 있다.

반대로, 진심과 진정성 측면에서 아직까지 인정받기에 이르다고 판단되는 연예인도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방송인 신정환이 재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연예인의 복귀에 대한 갑론을박이 다시 불붙는 것도 이런 진심과 진정성 부분이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내에서도 자신의 과오에 대해 거듭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예전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힘내라는 응원을 보내주는 이는 소수고, 질타와 비난이 오히려 더 많다. 도박이라는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그가 했던 댕기열 퍼포먼스가 시청자들에게 더 큰 비난의 먹이거리가 된 셈이다.

허세와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는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다. 꿈에 그리던 언덕 위 하얀집은 이제는 이룰 수 있는 현실이 아님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작은 것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확연히 인정하는 시대가 왔다. 물론 이런 꿈조차 꿀 수 없다면 삭막한 삶이겠지만.

진심. 한결같음이 범사회적 가치로 부상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 기쁘다. 그런데, 일상에서는 과연 어느 정도까지 나를 둘러싼 이들의 진심과 한결같음을 알아챌 수 있을까. 또 어느 정도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진심이 통하는 사회야말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