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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02 13:36:57
  • 최종수정2015.06.02 13:36:57

조혁연 대기자

1728년 3월 23일. 장담((張潭·?-1728)이 이끄는 청안현 의병들은 무신란 반군들에 대한 토벌작전에 들어갔다. 당시 반란군은 청안현청에 주둔하고 있었고, 무리는 가짜현감 정중익(鄭重益)이 이끌고 있었다. 선두에 서기를 자처했던 장담은 제일 먼저 청안현의 옥(獄)을 공격했다.

'우리형이 먼저 달려가 옥에 이르러 옥문을 부수고 重益에게 잡혀간 한시익을 급히 구출했으나, 이로 인하여 적과 더불어 칼날이 서로 마주치게 됐는데, 저들은 숫자가 많고 우리는 적었으며, 강약이 매우 달랐다.'-<토역일기 1728년 3월 23일자>

'칼날이 서로 마주치게 됐는데'라는 표현에서 보듯 의병과 반군들은 육박전을 하듯 직접 격돌했다. 그러나 전세는 숫자가 적은 의병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의병은 중과부적의 상태에 놓였다.

중과부적은 '적은 사람으로는 많은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맹자》(孟子)의 〈위지〉(魏志) 에 나오는 표현이다. 전국시대 제국을 순방하며 왕도론을 역설하던 맹자는 제나라 선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국은 결코 대국을 이길 수 없고, 소수는 다수를 대적하지 못하며, 약자는 강자에게 패하기 마련이옵니다".

결국 이날 전투에서 의병장 장담은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반군의 칼날에 난자를 당했다. 청안 연암사의 중 묘제(妙察)도 반군의 칼을 맞았으나 토역일기의 문맥으로는 즉사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중 묘찰(妙察)이 먼저 흉적의 칼날에 맞아 피를 흘리며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자, 선봉이 날카로움이 꺽이고 , 적이 앞에서 이기게 되자, 군사들이 뒤에서 흩어졌다. 죽은 형이 홀로 그 선본을 감당하려니, 기세가 다하고 힘이 소진되자 여러 역적들이 다투아 나와 칼을 휘두르며 난자하였다.'-<〃>

현장에는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도 있었고, 그는 장담이 숨이 떨어지지 않아 '가릉가릉!' 거리는 것을 보고 득의양양했다. 《사기》 〈관안열전〉에 '떳떳하고 당당하면 얻는 것이 더 있다'라는 뜻으로 득의양양 심자득야(得意揚揚 甚自得也)라는 표현이 있고, 득의양양은 여기서 유래했다.

'그때 정중익이 싸우는 현장에 있었는데다, 역도들이 죽은 형을 중익의 앞에 끌고 들어간 즉 실같은 목숨이 오히려 남아 그 숨이 가릉가릉하는 가운데도 중익을 크게 꾸짖으며 말하기를 "천지간에 너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는데, 너의 목숨이 어찌 오래 가겠느냐"라고 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익이 그 무리들을 시켜 또 난자하게 하고 머리골을 깨부수게 하니, 유혈이 넘쳐흘렀는데 즉각 죽었다.'-<〃>

조선시대 청안동헌(안민헌)의 모습으로, 청안면 읍내리에 위치한다.

승리에 도취한 반군들 사이에는 약간의 자중지란이 벌어졌다. 반군의 한 명인 임필현은 "장담의 시체를 꺼내주면 곧 장오(張澳)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때 장오를 생포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다"라고 즉각 의병 잔여세력 소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장오는 장담의 친족인 인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가짜 청안현감 정중익은 "날이 이미 저물었다. 내일 새벽에 군병을 정하여 장오와 장씨, 연씨의 여러 친족들을 체포한들 어찌 두려움이 있겠는가"라고 느슨하게 대처했다.

만약 이때 반군이 바로 의병 2차 소탕작전에 나섰다면 청안 의병들은 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의병은 정중익의 오판에 진용을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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