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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철 농촌지역, 일거리 넘치는데 사람이 없다

'비교적 저렴한' 지역 농민 이촌향도 늘어
'남는 게 없는' 일당 10만원 용역 동원까지
'야생진드기 여파' 농촌 용역 기피현상도

  • 웹출고시간2013.05.28 18:52: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24일 청원군 내수읍 은곡리 이승봉(66)씨의 사과농장에 청원군청과 내수읍주민센터 직원 15명이 '농촌일손돕기'를 나가 적과작업을 도왔다.

ⓒ 최범규기자
본격적인 농번기철이 돌아왔지만 농촌에는 일보다 '사람 구하기' 전쟁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손이 너무 모자라 품앗이하는 풍경도 이젠 옛말이다. 더구나 최근 야생진드기까지 극성을 부려 일손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김정태(53·청원군 낭성면 인경리)씨는 지난 1997년 귀농했다. 아버지의 과업을 물려받아 배와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 그는 최근 배 적과작업과 포도 비닐 덮기 등 한창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손이 없어 일이 더디기만 해 걱정이다. 김씨는 용역회사를 통해 일손을 구하기도 한다. 그들의 하루 일당은 10만원. 6~7명의 근로자가 필요한 그에게는 적잖은 인건비다.

김씨는 "과수농가는 '때'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건비가 비싸 남는 게 없지만, 일 년 농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당장 급한 대로 용역회사를 이용한다"고 푸념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끼리 품을 팔기도 한다. 이들의 품삯은 5만원이다.

김씨는 "옆 마을 사람들을 수소문해 일손을 구하는 농민들도 많다"며 "그 사람들에게는 따로 일을 가르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인건비가 싸서 근래에 자주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여의찮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나가는 주민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고, 더구나 최근 야생 진드기까지 출현해 용역 인력들도 농촌에 오기를 꺼려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름마다 찾아오는 대학생들은 달갑지 않다. 그들은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농촌을 찾는다. 하지만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일이 서툴러 효율성도 떨어질 뿐더러 밤마다 '술판'을 벌여 여간 시끄러운 게 아니다.

김씨는 "농촌 일손을 돕겠다는 건지 MT를 온 건지 의문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당연히 고맙기는 하지. 하지만 주로 날씨가 선선한 오전에 일을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아침에 일어나야지 원..."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지난 24일 김씨의 농장에 낭성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청주시 사직2동 주민자치위원회 직원 20여명이 찾아와 일손을 거들었다. 김씨는 대학생들과 달리 성심성의껏 일한 직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김씨는 "지난 3월 자매결연을 맺은 사직2동 직원들이 열흘 치의 일을 해줬다"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연결시켜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논·밭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다. 노인들만이 고향 땅을 지키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잊혀진지 오래다. 명절이나 돼야 겨우 들을 수 있는 정도다. 하물며 야생진드기까지. 농번기가 한창인 지역 농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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