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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맛집을 찾아서 - 청주 '회 뜨는 마을'

명품 고등어회가 입안에서'펄떡펄떡'

  • 웹출고시간2013.01.10 19:19: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등어회

수년 전 제주도에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제주도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 고등어회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고등어회 맛은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곧 잊혀졌다. 그러다 우연히 청주에서 알게 된 고등어 전문횟집 '회 뜨는 마을'을 발견했다. 수족관에서 싱싱한 고등어들이 활기차게 유영(遊泳)하고 있는 것을 보니 발길은 저절로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성질 급하다는 고등어가 이렇게 펄떡거리며 살아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금방 죽는다고 하던데·"

"통영 욕지도에서 공급받는다. 그곳에서 고돌이(고등어 치어)를 잡아 기르는 것이다. 같은 바다지만 양식을 통해 일정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것에 익숙한 것이다. 그래서 이곳까지 수송이 가능하다. 수조에 넣으면 3일 이상은 못산다. 3일 내에 소비를 해야 한다."

'회 뜨는 마을'은 청주에서 고등어회를 취급하는 유일한 곳이다. 고등어는 회로 먹기 까다로운 생선으로 꼽힌다.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고등어는 국을 끓이거나 젓을 만들 수는 있으나 회로 만들지는 못한다.'라고 적었다. 회로 만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잡아도 쉽게 부패되기 때문에 잡는 즉시 빨리 회로 떠야 한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 한 곳에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 계속 움직여야 산다. 그래서 원통형의 수조가 필요하다. 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돌고 돌아야 한다. 수조에 각이 져 있으면 도는 흐름이 끊기고 그럼 서로 부딪쳐 죽는단다. 수족관에 있던 고등어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굴복하지 않고 힘차게 헤엄을 치고 있다. 푸른 역동성이 탐스럽다.

두툼하면서 찰지게 썰어내 온 고등어회는 빛이 났다. 푸른빛과 붉은 살갗이 묘한 조화를 이뤘다. 두꺼운 회 한 점을 입안에 넣으니 혀에 착 감겨오면서 그대로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씹을 때마다 입안을 감도는 부드러운 질감과 혀 뒤로 넘어갈 때 입안에 가득 퍼지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제주도에서 먹던 밋밋한 맛의 기억을 한순간에 뒤엎는 강렬한 임팩트가 밀려왔다.

'회 뜨는 마을' 주성민 실장은 "700g 이상의 고등어는 기름이 많아 육질이 늘어진다. 이곳은 보통 500~600g 정도의 고등어만 받는다. 이 정도의 고등어가 특유의 불포화 지방이 적절히 배어 있어 찰지면서도 고소한, 최고의 맛을 낸다."라고 말한다.

숭어회

운이 좋다면 가끔씩 고등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주실장은 "고등어가 제 성질에 못 이겨 죽으면 냉장 보관했다 손님이 오면 구워낸다. 보통 50마리가 들어오면 10%인 5마리 정도가 죽는다. 그러니 그것도 귀하다. 손님들이 고등어구이를 달라고 하면 어느 때는 난감하다."라며 웃고 만다.

고등어회를 먹는 요령은 '천천히'가 아니라, '빨리' 먹는 것이 좋단다. 빨리 물러지니 빨리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실장은 "손님 중에 고등어회를 포장해 달라고 하는 분이 있다. 그러면 절대 안 해준다. 포장해 가면 고등어회 맛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 뜨는 마을'의 고등어회의 가격은 대중소로 나뉜다. 고등어회(소)가 39,000원, 고등어회(중) 49,000원, 고등어회(대)가 59,000원이다. 모듬회로 고등어+광어(우럭) 39,000원(중), 49,000원(대)도 괜찮다. 계절의 별미인 숭어회(1kg-35,000원)도 추운 겨울에 추천할 만하다.

(043)295-9433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회뜨는 마을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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