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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들꽃탐사 트레킹(上)

들꽃과 어우러진 황홀한 비경, 꿈속을 걷다

  • 웹출고시간2012.07.10 19:54: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상, 백두산 들꽃들과 길을 걷다(서파-북파)

중, 렌즈로 엿본 백두산 들꽃들

하, 함께 교감한 백두산 들꽃들


백두산 개념도

백두산(2749m)의 봄은 6월부터다. 겨우내 두텁게 쌓였던 흰 눈도 이때부터 녹기 시작한다. 생명도 비로소 움튼다. 이즈음부터 8월 중순까지 백두산은 수천 종의 들꽃들이 아우성친다. 야생화 천국이다.

트레킹도 이 시기가 최적기다. 서파에서 북파로 이어지는 약 14㎞의 종주길이 대표적이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인 서파 5호경계비에서 마천우~청석봉~한허계곡~백운봉~녹명봉~차일봉~용문봉~옥벽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 8~9시간은 족히 걸어야 한다.

백두산 트레킹은 천지를 중심으로 주변의 봉우리들을 오가며 펼쳐진다. 해발 2000m까지는 버스로 이동한다. 종주 코스의 출발점인 5호경계비까지는 1천441개의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 너머로 꿈에 그리던 천지가 있다.


백두산은 오르는 방향에 따라 동파와 서파, 남파와 북파로 나뉜다. 천지를 중심으로 동남쪽은 북한, 북서쪽은 중국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아쉽게도 이 네 길을 모두 밟아볼 수는 없다.

백두산 천지가 투명하게 빛났다. 하늘은 맑았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무색했다. 투명한 물빛은 감동을 줬다. 5번의 천지 방문 중 가장 빛나는 물빛이었다.

백두산은 쉽게 갈 수 없다. 천지는 가끔 모습을 보인다. 신비로운 까닭도 여기 있다. 백두산의 매력은 백두산을 둘러싼 자연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서 맑게 빛나는 천지 감상 기회는 더 큰 선물이다.

백두산의 묘미는 단연 직접 오르는 산행(트레킹)이다. 산행 코스는 서쪽 백두산인 서파 코스와 북쪽 백두산인 북파 코스가 대표적이다. 산행에 자신 없는 사람들은 대개 관광 코스인 북파 코스를 이용한다.

북파 코스는 가장 먼저 백두산 관광이 시작된 코스다. 장백폭포 좌우로 한정된 부분만 오르는 산행 코스로 북파 산문이 시작점이다. 환경보호 차량을 타고 주차장까지 가서 다시 지프차를 갈아타고 기상대까지 올라간다. 내려서 약 5분만 걸어가면 천문봉 정상이다. 천지를 내려다볼 수 있다.

반면 서파 코스는 약간의 땀을 요구한다. 하지만 오르는 길에 아름다운 자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천지의 모습도 부드러우면서 장쾌하다. 경사는 비교적 완만하다. 초보라도 약간의 인내심만 있으면 오르는데 별 문제가 없다.

산행도중 주변에 핀 야생화와 웅장한 백두산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1천441개의 계단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그 곳에 5호 경계비가 있다. 운이 좋다면 천지의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군들도 조망할 수 있다. 한 눈에 들어오는 낮게 드리운 구름과 봉우리, 골짜기는 또 다른 볼거리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가 만들어내는 이색풍경은 색다른 선물이다. 갑자기 생긴 구름과 바람이 천지 주변 봉우리에 부딪히며 만들어진 비는 신령스러움을 더한다.

서파 코스의 백미는 야생화 감상이다. 만발한 야생화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눈이 녹기 시작하는 6월부터 백두산 고지대는 봄꽃으로 화사하게 단장한다. 알록달록한 꽃군락은 혼을 빼앗는다.


붓꽃, 큰원추리, 금매화, 노란만병초, 하늘매발톱, 화살곰취 등이다. 개불알꽃과 산꿩 다리 등은 이름부터 재미나다. 보랏빛 화사한 부채붓꽃은 장관이다. 그리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드넓게 화원을 수놓고 있다.

백두산 야생화는 매섭고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여전사와 같다. 그래서 유난히 향기롭고 예쁘다. 6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서파 트레킹 코스에서 금강대협곡을 빼놓을 순 없다. 압권의 절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V자 협곡으로 동양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다. 폭 200m, 깊이 100m, 길이 70㎞ 규모다.

백두산 용암이 분출할 때 만들어졌다.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가파른 경사면이 눈길을 끈다. 가는 길에는 소나무와 회나무가 하나로 어우러져 울창하다. 삼림욕을 즐기기에 아주 적당하다. 연리지 형태 나무도 자주 볼 수 있다.

서파를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용암이 흘러 생긴 작은 협곡 제자하도 볼 수 있다. 높이 80m로 위용을 자랑하는 지하삼림(곡저삼림) 등 숨겨진 명소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아직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 많다.

북파 코스는 서파에 비해 산세가 훨씬 험준하다. 그러나 가장 편하게 천지에 도달할 수 있다. 대부분 지프차를 타고 천문봉 능선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려 5분 정도만 걸으면 천문봉 정상이다. 이곳에서도 천지를 만날 수 있다. 16개 봉우리들이 천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습 역시 일품이다.

천문봉 아래 휴게소 주변은 온통 나무 담장이 쳐져 있다. 트레커들의 천지 유입을 막기 위함이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가이드의 경비원 설득으로 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북파 트레킹을 거꾸로 하게 된 셈이다. 그마저도 고마웠다.

급경사 길을 따라 내려갔다. 구름이 잠깐 걷히니, 치솟은 철벽봉이 보였다. 잠깐씩 보석처럼 청명한 천지의 수면이 보였다. 건너편에 장대하게 솟아 있는 차일봉의 허리가 살짝살짝 드러났다. 제법 먼 곳까지 서파와 남파의 봉우리가 보였다. 가슴이 설렜다.

천지 쪽으로 더 내려갔다. 드넓게 펼쳐진 초지 위에 온통 들꽃 천국이었다. 큰원추리, 금매화, 노란만병초, 하늘매발톱 등이 다양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름 모를 수백종의 야생화를 만날 수 있었다. 눈이 호사했다.

들꽃은 천지 이상으로 찾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연의 매력이다. 노랑만병초의 군락지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해발 2500m 지점에 남아 있는 잔설은 자연의 숭고함을 더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다. 그러나 아직은 북한 쪽 땅을 밟을 수 없다. 중국 쪽으로 밖에 갈 수 없다. 그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더 아쉬운 게 있다. 어렵사리 다녀와도 그 자태를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들꽃이 만발한 산중풍경은 도외시되기 일쑤다. 정상의 천지만 보고 오니 그렇다.

백두산은 숲과 들꽃이 바다를 이루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산지대는 야생화원이다. 그 풍경은 신비로운 천지를 능가한다. 물론 구름 걷힌 천지를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숲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들꽃이 만발한 풍경을 보기는 더 어렵다. 백두산의 들꽃 풍경은 거산 백두의 진면목이다. 누가 심은 것도, 누가 뿌린 것도 아니다. 모두 백두산이 심고 백두산이 키운 자연이다.

천지 아래로 향하는 내내 눈부시게 아름다운 들꽃 향연에 피로를 잊었다. 서파 코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백두산의 자연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천지물이 유일하게 흘러내리는 계곡 입구도 볼 수 있었다. 철벽봉과 용문봉 사이에 있다. '달문'으로 불렸다. 그 아래 장백폭포가 있다.

여름이 한창인 7월초, 백두산은 봄을 맞고 있었다.

글-함우석 편집국장
사진-윤석준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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