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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제6구간 둔주봉

허허로운 날마저도 아름다운 둔주봉의 겨울

  • 웹출고시간2012.02.09 17:48: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청호 둘레길 제6구간 둔주봉

독락정~(40분)~능선갈림길(둔주봉/전망대)~(7분)~전망대~(30분)~둔주봉(383m)~(30분)~고성~(50분)~독락정

매서운 한파로 한반도 지형이 얼음 속에 갇혀있다.

매서운 한파 속 도심의 아침은 온통 웅크린 사람들 일색이다. 잔뜩 껴입은 사람, 뒤집어 쓴 사람 나름 혹독한 계절의 강을 건너는 방법들이 난무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보이는 대원들의 모습이 반갑다. 날씨가 추워서 불참하는 대원들이 많을거란 우려와는 달리 변함없이 자리해준 대원들의 자리가 든든하다.

재잘재잘 묵은 회포 푸는 사이에 대원들을 태운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옥천 나들목을 빠져나온 다음 37번 도로를 이용하여 보은방면으로 향한다. 소정리와 장계리를 지나 인포삼거리에서 안남면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굽이길을 따라 잠시 평화로움을 즐기다보면 아담한 면소재지의 아기자기함이 드러나는 안남면이다. 한눈에 가늠되는 아담한 규모이지만 면사무소, 경찰서, 학교 등 있을건 다 있다. 면사무소 앞으로 주차장이 넓게 형성 되어있다. 안내팻말과 편의시설 또한 잘 되어있다. 둔주봉을 중심으로 대청호 둘레길과 향수 100리길 등 다양한 컨셉이 가미된 관광지 개발과 함께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지역주민들의 손님맞이도 나날이 발전을 한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강가를 따라 아스라이 이어진 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마을앞 보리밭으로 하얀눈이 내려앉았다. 하얀 조각보를 펼쳐놓은듯 아름답다. 한적한 시골마을은 동면에 들어간 듯 조용하다. 마을 뒤로 둔주봉이 올려다 보인다. 해발 383m의 둔주봉은 좌우가 바뀐 한반도의 지형을 볼 수 있는 275m봉과 전위봉인 328m봉 등 두 개의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옥천군 안남면 소재의 작지만 아기자기한 산이다. 산세가 아담하고 빽빽한 리기다 소나무 숲으로 삼림욕겸 산책하기에 좋은 곳으로 산행시간 또한 그리 길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산이다. 둔주봉을 오를 수 있는 등로는 점촌고개, 독락정, 피실, 고성 등 여러 코스이지만 둔주봉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안남초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점촌고개까지 오른뒤 산을 오르는 코스로 20여분이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한반도 지형을 뒤로 기념사진을 찍는 레저토피아 탐사단.

독락정을 뒤로 한 채 마을길을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마을길은 비포장 임도를 만나며 산으로 이어진다. 산자락을 따라 휘어도는 산길은 살포시 내려앉은 눈으로 덮혀있다. 수북이 쌓인 낙엽들의 심술에 내딛는 발걸음에 힘이 실리지만 곧추선 가파름에 대원들 '힘들다' 앙탈 부리지만 더딘 걸음에 내어주는 아랫세상은 뜻밖의 선물처럼 즐겁다. 40여분 만에 능선에 오른다. 왼쪽 능선을 따라가면 둔주봉 정상이고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가려면 오른쪽 능선을 따라 조금만 가면 된다. 숨어있던 능선 바람이 본색을 드러내듯 차가운 입김을 아낌없이 토해낸다. 춥다. 쫓기듯 걸음들이 빨라진다. 한걸음에 도착한 곳이 산불감시 아저씨 홀로 지키고 있는 전망대다. 시원스레 트인 시야로 드러난 세상은 너무 솔직하여 오히려 안쓰럽다. 구불구불 휘돌아 가는 물길이 만들어 놓은 한반도 지형이 꽁꽁 언 얼음 속에 갇혀있다. 강건너 갈마골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나룻배도 얼음에 갇혀있다. 따로인듯 함께인 그들의 어울림조차 멋진 겨울 풍광이 되는 곳. 갈마골의 겨울이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주변 지형을 살펴보는 이종성, 김정자 대원.

둔주봉 오르기 전 바람도 피해가는 아늑한 공터에서 이집 저집에서 가져온 정월대보름표 나물 반찬들과 풍성한 점심시간을 가진 후 둔주봉 정상을 오른다. 한바탕의 급오르막에 투박한 걸음걸이가 지축을 울릴 듯 무겁다. 둔주봉 정상에 오르니 제일 먼저 우릴 반기는 건 서슬퍼런 바람 그다음에 우릴 반기는 건 시원스레 펼쳐진 조망이다. '아' 소리치면 메아리가 되어 들려올 듯 가까운 거리감으로 다가선 석탄리의 산들이 눈높이를 마주한다. 안남면을 적시며 흐르는 금강이 청마리와 석탄리, 오대리를 휘감아 돌며 그려가는 그림은 가히 일품이다. 흐름을 멈춘듯 얼어붙은 물길 사이사이로 옥천의 명산인 마성산과 장용산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 북으로는 금적산 대청호 건너 환산이 하얀눈 이불삼아 엎디어 있다. 가슴속 까지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꽁꽁 언 강물 위를 걷는 대원들.

둔주봉에서 하산로는 피실과 고성이 있다. 피실 하산로는 가파름이 심하고 길도 얼어있어 고성 방면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길도 완만하고 숲도 좋아 30여분이면 강가에 닿을 수 있다. 물가를 따라 실타래 처럼 이어진 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물길이 가로막아 그림의 떡이었던 강건너 풍경이 손을 내민다. 잠시의 고민도 망설임도 없이 손을 잡는 대원들 얼어붙은 강위를 걷는다. 처음엔 얼어붙은 빙판 못미더워 주저주저 하던 대원들 이내 미끄럼도 타고 쿵쿵 굴러도 보고 동화되어감도 서슴없다. 간간이 전해져오는 찌이익 빙판 갈라지는 소리에 등골이 오싹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남극의 설원을 걷는 기분에 취해 본다.

빽빽한 리기다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능선을 걷는 유정희 대원.

허허로운 겨울인들 어떠랴 눈보라치는 날마저도 아름다울 수 있는 이곳을...안남면 연주리 금강가에 위치하고 있는 독락정. 조선 선조 40년(1607) 절충 장군 중추부사의 벼슬을 지낸 주몽득이 세운 정자이다. 굳게 닫힌 독락정의 안뜰이 겨울을 닮아 스산하다. 그또한 활짝 열어제키고 묵은 먼지 털어낼 날이 머지않았음을 예견한다. 매서운 한파 속 여린 뒤끝이 보이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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