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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제2~3코스 산덕리 길

20여년 만에 베일 벗은 곰실봉…사람때 타지 않은 풍경 일품

  • 웹출고시간2012.01.26 17:48: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청호 둘레길 제2~3코스

산덕리~(20분)~능선 안부~(40분)~곰실봉~(20분)~철책~(1시간20분)~공수부대 주둔지~(50분)~산덕리

한폭 겨울 풍경화를 담고있는 산덕리 상산마을앞 들녘

청원군 문의면 소재 문의영화마을을 시작으로 국전리 주지미 마을과 삼정리 산정말, 노현리 마근이 마을, 마동리 마동창작마을까지 연결되는 걷기코스가 대청호 둘레길 2구간이라면 역대 대통령들의 자취를 쫓아 휴식과 산책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청남대가 2-1코스. 문의 영화마을에서 호변을 따라 노현리 인공 습지공원을 지나 작은용굴과 상장리 피미마을, 청남대 가로수길을 거쳐 출입국 관리소 입구 망향비까지가 대청호 둘레길2-2코스. 청남대 출입국 관리소나 산덕리를 들목으로 구리봉과 곰실봉을 오른뒤 청남대 경호를 위해 주둔했던 공수부대원들이 오갔던 산덕리길이 2-3코스이다. 대통령 별장이 있던 곳으로 삼엄한 경비는 물론 통행, 근접, 가시거리등 많은 규제들로 인하여 수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던 반면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계 또한 보존될 수 있었기에 채집되는 풍경 또한 각별한 오지 숲길이다.

산덕리 상산마을앞 들녘을 가로지르며 둘레길은 시작된다.

대통령 전용별장이었던 청남대가 20여년의 베일을 벗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때 함께 모습을 드러낸 곳이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소재 청남대 뒷산인 곰실봉(321m)이다. 청남대와 함께 철책선에 갇혀 일반인들은 갈 수 없었던 곰실봉은 그리 높지 않으나 산책길 같은 오롯함 속에 이쪽저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대청호와 주변 산군의 어울림이 아름답게 조망되는 곳으로 청남대 개방과 더불어 뜻있는 산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곰실봉 들목으로는 신대리 청남대 출입국 관리소나 산덕리 상산마을을 꼽을 수 있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509번 도로를 따라가면 청남대와 회인 갈림길이 나온다. 그곳에서 회인 방면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노현리, 구룡리를 지나 만나게 되는 마을이 산덕리이다. 산덕리는 문의면 동부에 위치하며 동쪽은 구룡리, 서쪽은 덕유리, 남쪽은 문덕리, 북쪽은 상장리와 접하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길가에 서있는 '산덕리' 돌비를 시작으로 둘레길은 시작된다. 빈들을 가르는 둘레길은 상산마을길의 끝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오르면 20여분 만에 능선 안부에 닿을 수 있다. 능선 안부에서 왼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오른다.

상산마을 길의 끝에서 능선까지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능선 안부에서 곧장 넘어가면 청남대 진입로와 연결되고 오른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가면 구리봉과 연결된다. 높든 낮든 오름길은 벅차다. 봉에 오르니 너른 공터에 조망이 트인 곰실봉 전위봉이다. 샘봉산과 월리사가 손에 닿을듯 지척이다. 곰실봉은 그곳에서 비스듬 우측으로 이어진 산능을 넘어선 봉우리(321m)로 정상부엔 듬성듬성 바위들과 빽빽한 나무들로 조망도 쉬어감도 건너뛴다.

곰실봉 능선에는 아직도 청남대 경비를 위해 오가던 군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청남대 경비를 위해 상주했던 군인들의 일과로 곰스란히 다져진 길은 순한 솔숲길이다. 발밑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양탄자를 밟듯 폭신폭신하다. 키큰 나무들로 조망은 시원찮지만 산책하듯 나아감에 잠시 내려앉는가 싶더니 삼각점과 피뢰침이 세워져 있는 봉을 만나게 된다. 이후 산길은 봉에서 오른쪽으로 난 희미한 길로 내려서야 하는데 자칫 선명함에 현혹되어 직진하기 쉽다. 아예 봉에 오르기전 개척산행(문의면사무소)이란 문구 새겨진 큼지막한 시그널이 매달린 지점에서 우회길을 따라 가는게 좋다. 자잘한 오르나림 따라 대청호는 묵직한 몸을 움직여 우아한 곡선미를 드러낸다.

철책과 참호 그리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순찰' 글씨 새겨진 까만 깡통까지 청남대로 인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세월의 잔재이다. 청남대 산책로와 연결되는 안부에서 철조망이 길을 막는다.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다.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청남대 입구와 연결된다. 산덕리를 가려면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가야한다.

산덕리길에서 만날 수 있는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

이후 둘레길은 대청호 물굽이를 따라 휘감아돈다. 보일듯 말듯 홀치며 돌아가는 치맛자락 끝을 쫓아가듯 꼭 그만큼씩 사라졌다 꼭 그만큼씩 나타난다. 홀린 듯 따라가는 발걸음에 하릴없이 갈잎은 '서걱서걱' 투정을 부린다. 때론 순하게 때론 희미하게 또 때론 벼랑 끝을 걷듯 늘어놓은 길은 잊혀진 세월만큼 희미해져 간다. 길도 젊은 청춘들이 머물던 주둔지도 갈잎에 묻히고 가시덤불에 점령당한 채 잊혀져 간다.

물가를 따라 휘어도는 산길을 더듬어 산덕리로 나서는 대원들

'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되겠지' 하는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얹은채 물가를 따라 휘어도는 산길도 멀미가 난다 싶을즈음 임도와 만나며 비로소 사람의 손길, 발길이 느껴지는 세상 속 산덕리다. 다른 세상을 헤메다 찾아온 현실처럼 반갑다. 그런데 반가움도 잠시 여기저기 널린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낚시꾼들의 흔적이다. 아니나다를까... 우연히 마주친 산덕리 주민 어쩌다 찾는 도시민들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신다. 공존이란 자신의 눈높이가 아닌 서로의 논높이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배려하는 의식의 정립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단순히 찾고 즐기는 문화가 아닌 공생과 공존의 조율이 필요하고 관계의 원활한 소통만이 아름다운 둘레길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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