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과 14범도 대통령 하는데”

2009.05.23 21:20:30

‘진보 논객’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는 동시에 현 정권에 쓴소리를 던졌다.

진 교수는 23일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남긴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가 도덕적으로 흠집을 남긴 것은 유감스러운 사실이지만, 전과 14범(이명박 대통령 지칭)도 멀쩡히 대통령하고, 쿠데타로 헌정파괴하고 수천억 검은 돈 챙긴 이들을 기념공원까지 세워주며 기려주는 이 뻔뻔한 나라에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은 낯이 덜 두꺼운 사람들인 것 같다”며 “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만나본 정치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분이었다. 참으려고 하는데 눈물이 흐른다”고 애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진 교수는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였다. 어느날 그의 열렬한 지지자인 이기명씨를 통해 전화가 왔다. 제 칼럼을 보고 (노무현 후보가) 저를 한번 보고 싶어한다고 했고, 여의도의 한식집에서 (노 후보와] 점심을 같이 먹었다”며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내가 철학을 공부했다는 말을 들었는지, 상대주의와 절대주의의 대립이라는 철학적 아포리아에 관한 말을 꺼냈다. 대화의 결론은 자기 캠프로 와 줄 수 있냐는 것이었고 제 정치적 신념은 진보정당을 강화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은 데리고 있느니 차라리 밖에서 더러 쓴 소리도 하면서 그냥 놀게 해주는 게 아마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또 진 교수는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신과 부딪히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라크 파병 때에는 (노 대통령을)‘부시의 푸들’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었고, (이라크에서] 김선일씨 참수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여기에 옮기기 힘들 정도로 격한 표현까지 했었다”며 “총선 때에는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유시민씨와 ‘사표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고 회고했다. 진 교수는 이어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싸울 때는 그를 지원하고, 그가 진보운동과 싸울 때는 그를 비판하고, 전반적으로는 그가 내세운 ‘개혁’의 정신이 퇴색돼가는 것을 비판하는 논조를 유지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 끼어 집권 기간 내내 낮은 지지율로 고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쿠키뉴스(http://ww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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