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 부쳐

2017.08.06 15:05:47

이재준

칼럼니스트

런던 서부 지역 마을 노팅힐은 헐리웃 영화 한 편으로 유명해졌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노팅힐'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설정되었던 서점은 없어졌지만 영국적인 풍취에 젖어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환상에 빠진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가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를 돌아보는 투어가 있다. 이 도시는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300km 거리에 있다. 독일어로 '소금의 산'이라는 뜻을 지닌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중의 하나인 볼프강, 푸른 옥빛호수, 알프스 만년설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와 자녀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아름다운 미라벨 정원도 있다. 이미 40년이 지난 영화지만 아직도 많은 영화 팬들의 머리에서 잊혀 지지 않는다.

독일 라인강변의 명소 '로렐라이'는 독일말로 '요정의 바위'라는 뜻. 미모의 요정이 아름다운 노래로 사공을 유혹해 물에 빠트려 죽게 한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저편 언덕 바위 위에 어여쁜 그 색시 황금빛이 빛나는 옷, 보기에도 황홀해 고운 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로렐라이 언덕'

이 언덕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85㎞ 떨어져 있는 라인강과 마인강이 합류하는 곳에 있다. 로렐라이 언덕이 유명해 진 것은 시인 하이네가 이곳을 주제로 시를 썼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도 이곳을 관광한 적이 있는데 소녀상 하나가 고작이어서 실망을 했다. 그러나 곧잘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는 사람은 한번은 다녀가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중국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이 짓고 있는 칭다오 '찰리우드'는 지금 헐리웃 다음가는 영화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찰리우드란 중국(China)과 할리우드(Hollywood)의 합성어.

칭다오는 세계 최대의 1만㎡짜리 스튜디오와 수중 스튜디오를 포함한 촬영장 20개를 보유하고 있다. 왕젠린 회장은 부동산 재벌답게 호텔, 리조트, 요트클럽과 실내 테마파크를 포함한 쇼핑몰도 건설 중이다. 내년 여름부터 칭다오 찰리우드는 본격 가동된다는 보도가 있다.

중국은 이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 영화산업은 2012년 2배로 급성장했으며 2013년 상반기 박스오피스 매출만 1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현재 중국 영화 시장은 연평균 37%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에는 규모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의 영화팬들이 찰리우드로 몰려들 날이 멀지 않았다.

오는 10일부터 제천 청풍호반에서는 국제영화음악제가 열린다. 2005년 시작했으니 벌써 12년 역사를 지닌 셈이 된다. 올해는 총 34개국 107편(중·장편 56편, 단편 51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된다고 한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화제작 '옥자'가 특별 상영되는 이벤트도 마련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은 예산으로 지금까지 영화제를 이끌어 온 제천시의 노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전하려면 이곳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와 영화계, 정부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영화인들과 음악인들이 제천에서 작업 할 수 있는 공간이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앞으로 사운드오브뮤직이나 노팅힐 처럼 아름다운 서정이 담긴 흥행작들이 제천 청풍호나 월악산을 배경으로 나와야만 한다. 제천은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유적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작가나 감독들이 제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팸투어'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 영화제가 생긴 이래 한국 영화의 중심이 되지 못한 것이 이번 영화제 개막을 앞둔 아쉬움이다. 도민뿐만 아니라 재경인사들 부터 영화제를 찾고 홍보대사가 되는 풍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