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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혁

서원대학교회 목사

8살인가 유년 시절에 아버지와 달리기 시합을 한 적이 있다. 결과는 나의 승리였다.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잘 달릴 수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달리기 시합을 제안하셨지만 나는 그다지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필자의 아버지는 상이용사다. 한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하신다. 한국전쟁 때 백마고지 전투에서 포탄을 맞아 부상을 당하셨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아버지는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것 같다. 17살에 군 입대를 자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도 그 영향을 받아서 국기를 계양하는 것만 봐도 가슴이 뭉클했던 적이 있다.

필자의 아버지와 얽힌 추억은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함께 한 추억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버지의 발을 씻겨 드리는 일이었다. 그것은 언제나 장남인 내 몫이었다.

예수도 십자가에 죽기 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는 세족식을 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본을 보인 것처럼 너희도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것은 말씀으로 가르치셨지만 섬기는 일은 몸소 본을 보이신 것이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옛날 신문을 검색하다가 아름다운 미담을 읽게 되었다. 27세의 처녀가 옆집에 사는 학생이 소아마비로 인해 학교를 잘 다니지 못해 한글도 못 읽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 처녀는 시골에서 올라와서 공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매일 새벽 5시만 되면 그 학생을 업어서 공부방의 새벽반에 데려다 주고, 기다렸다가 또 다시 업어서 집으로 데려오기를 1년9개월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공장에 지각도 많았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한다.

마침내 그 학생은 중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리고 수료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그 언니에게 감사의 편지를 낭독했다.

필자는 그 학생이 자라서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에서 이름을 검색했다. 놀랍게도 그 학생은 자라나서 대한항공의 장애인 채용에 합격했다.

그리고 얼마 후, 대한항공의 광고모델로 출연하게 되었는데 출연료 일체를 장애인들을 위해 기부했다는 아름다운 미담이 이어졌다.

섬김은 반드시 끝이 좋다. 하나의 섬김은 또 다른 섬김으로 대물림을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본받게 된다.

그렇게 섬기고 베푸는 것만으로도 풍족하고 배부른 삶이요, 참으로 행복한 인생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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