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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산성 명문 성돌, 부호가 아닌 문장이다"

충대 사학과 김영관교수 주장
'手成人 干△□干十' 등 8자의 한자로 판독
'△'와 '□'는 각각 '工'과 '氷' 자의 옛글자
'일은 맡은 사람 간공 빙간이 완성하다' 뜻
해석대로라면 성 보수에 얼음 관리인 참여

  • 웹출고시간2016.01.11 20:10:40
  • 최종수정2016.01.11 20:11:32

2013년 청주 부모산성에서 발굴된 명문 성돌

[충북일보] 지난 2013년 부모산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발견된 성돌의 명문은 부호가 아닌 문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리고 그 뜻은 '일은 맡은 사람 간공 빙간이 완성하다'라는 해석도 함께 제시되었다.

충북대 사학과 김영관 교수는 얼마전 《신라사학보》 제 30집에 기고한 〈청주 부모산성 출토 성돌 명문에 대한 시론적 고찰>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부모산성은 청주 흥덕구 비하동 일대에 위치하는 산성으로, 그동안 2004년·2005년·2006년·2012년·2013년 등 5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명문 성돌의 탁본사진.

이 가운데 이번 논문의 대상이 된 명문 성돌은 2013년 부모산성 서문터에서 수습된 것으로, 무게 19.4㎏·가로 32㎝·세로 15㎝·두께 23.5㎝ 등의 제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성돌의 석질은 규암(硅岩) 계열의 자연석으로, 인근 미호천이나 석남천에서 옮겨왔을 것으로 추론됐다.

논문에 의하면 성돌의 표면에는 부호가 아닌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8자의 한문 글자가 존재하고 있고, 김교수는 이를 '手成人'과 '干△□干十' 자로 판독하였다.

'工' 자로 추청한 문자. (왼쪽) · '氷' 자로 추정한 문자.

표기가 안 돼 기호로 표기한 '△'는 '工'과 '三' 자가 합쳐진 모양으로 《강희자전》에 의하면 工의 고자(古字)이다. '□'는 '八'자 밑에 '人'자를 쓴 모양으로 '얼음氷' 자의 고자로 파악되었다.

이밖에 '十'자는 수(數) 개념 외에 동사로도 사용되고 이 경우 '완성되다', '부족함이 없다' 등의 뜻을 지니게 된다.

그는 이같은 판독을 토대로 성돌 명문 '手成人 干공빙干十'은 한자(漢字)로 배열된 문장이고, 그 뜻은 '일은 맡은 사람 간공 빙간이 완성하다'라고 해석하였다.

문장으로 가정할 경우 '간공'과 '빙간'이라는 단어가 해석의 열쇠말이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전자는 고유명사인 사람 이름, 후자는 얼음창고를 관리하던 지방관으로 추론된다고 서술하였다.

논문에 의하면 《삼국사기》는 얼음 관리를 담당하던 빙고전(氷庫典)을 기술하면서 대사(大舍) 1인, 사(史) 1인이 배속됐다고 했고, 이때의 대사는 17관등 가운데 12등에 해당하고 있다.

또 《삼국유사》에는 유리 이사금을 지칭하는 노례왕(弩禮王) 조에 '처음 장빙고를 만들었다(始製藏氷庫)', 《신당서》 동이 신라조에는 '여름에는 음식을 얼음위에 올려놓았다(夏以食置氷上)'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 부모산성에서 멀지 않은 청주시 옥산면 국사리유적 발굴에서는 통일기 이후의 신라시대 빙고의 흔적이 찾아진 바 있다.

김 교수는 이같은 발굴조사 내용과 시대 배경을 종합, '부모산성의 명문이 새겨진 성돌은 신라 서원경이 설치되었던 청주지역에 당시 얼음관리를 하던 간공이라는 빙간이 부모산성 보수공사에 참여한 후 그 내용을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부모산성이 통일기 이후의 어느 시기에 서원소경의 치소(治所) 역할을 한 곳'이라는 논리로도 발전하고 있다.

한편 청주지역에는 신라와 관련된 명문이 운천동 사적비, 상당산성의 사량부명 기와 등 약간만 존재하는 가운데, 이번 부모산성의 성돌 명문은 신라 금석문 연구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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