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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오로지 승자에 대한 관심만 증폭되고 있다. 오로지 승자만 살아남는 정치권의 비정함에 각종 수단이 동원되고 상대방 깎아내리기에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도 요즈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중의 하나가 '강남스타일'이다. 대한민국의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노래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빌보드 최신 차트의 싱글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첫째 주 64위, 둘째 주 11위, 그리고 2012년 11월 현재 7주 연속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장르별 차트에서는 총 6관왕에 오르며 글로벌적 인기를 재확인시켰다. 싸이는 불란서에도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독일까지 공연장을 넓히고 있다는 소식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가슴 벅차기도 하다. 2류로 구분되는 B급 스타일의 싸이가 이루어낸 결과는 대단한 것이다.

누군가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2등에도 분명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2등 없는 1등은 없다. 내려올 일만 남은 1등보다는 올라갈 일이 남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2등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1등보다는 1등이 아닌 사람들이 더 많다. 은연중에 1등만을 인정하고 1등이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금메달만 기억되고 은메달이 잊히는 사회가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순위가 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을 지닌 도전이 아닐까.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2인자들도 많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인물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이다. 그는 강력한 내각을 조직하고 경제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뉴딜정책 등을 추진하며 미국의 발전을 이끌었다. 그 결과 대통령을 4선이나 지내는 영광을 누렸다. 그 영광을 함께한 인물은 그의 오른팔이자, 루스벨트 내각의 2인자 루이 하우이다. 또한 중국의 역사에 별 볼일 없었던 유방이 항우라는 걸출한 인물을 이기고 한 나라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세 명의 2인자들의 힘이 매우 컸다. 전략가인 장량은 유방의 벗이자 스승으로서 전쟁의 전략을 세웠고, 군사인 한신은 탁월한 군사지휘능력을 발휘했고, 행정가인 소하는 후방을 안정시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서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 현대사에서는 모택동을 도운 주은래수상이 2인자로서 존경받는다.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유능한 행정가로서, 헌신적인 혁명가로서, 그리고 실용적 정치가로서 중국 현대사에 남긴 주은래의 족적은 매우 크다. 주은래는 모택동의 관념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을 자신의 권한 안에서 최대한 완화시키도록 노력했으며 특히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홍위병들의 파괴로부터 많은 문화유적지들을 보호하고, 숙청인사들을 보호하였다. 주은래는 청빈하고 성실한 삶과 자기관리로 예나 지금이나 중국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2등이다.

사람들은 최고와 최대, 최초와 원조를 좋아하면서 모두가 1등 되기를 소망한다. 일등만이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모두 다 서울대학교로 몰려가지만 그들이 정말로 행복할까· 지나치게 일등만을 강조하는 일등지상주의, 승리제일주의, 금메달지상주의 경향이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2등은 없다. 지면 죽는다."만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2등도 있어야하고 끈기를 지닌 꼴지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빌보드차트 2위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아쉬워할 것이 없다. 2등으로도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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