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살기가 왜 이리 고달픈가

2022.08.02 15:19:52

최종웅

소설가

오창으로 이사 오길 잘 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같은 충북이라고 해도 오창은 어느 지역보다 서울이 가깝다. 청주서 오창 오는 시간이면 오창사람은 벌써 평택쯤 가 있다.

서울 영향을 받아서인지 오창사람은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산다. 무슨 고등학교를 나왔느냐고 묻고는 금방 패거리를 짓지도 않는다. 요즘은 방사광가속기 덕분에 부동산값도 제법 올랐다.

오창은 읍이라고는 해도 인구가 7만이 넘어서 웬만한 군(君)보다도 많다. 이런 오창에 살면서 탁구를 치면서 보내는 노후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오창으로 괜히 이사 왔다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취미생활하기가 너무 고달프다는 것이다. 문제는 2021년 5월 오창읍이 대읍으로 승격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까까지만 해도 오창사람은 쾌적한 탁구장에서 즐겁게 취미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종윤 청원군수 시절 오창에 탁구 칠만한 곳이 없다는 여론에 따라 오창산업단지 관리공단 사무실에 탁구장을 개설했다.

그런데 오창읍이 대읍으로 승격하면서 청사가 부족해지자 예비군 사무실을 설치할 곳이 없어서 탁구장을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서러운 셋방살이가 시작되었다.

오창읍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사설 탁구장을 임대해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것이다. 문제는 임대해준 탁구장이 지하라서 공기가 좋지 않은데다 60명 이상은 수용할 수 없어서 신규 회원은 받을 수 없다.

더 많은 회원이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찾다가 중앙공원에 있는 다목적체육관을 발견했다. 오창 유일의 실내체육관으로서 무슨 운동이든 다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목적 체육관이지만 활용하고 있는 종목은 게이트볼과 배드민턴 등 두 종목뿐이었다.

탁구 동호인들은 주택가에서 좀 떨어진 게 다소 불편하지만 지하보다 공기가 맑을뿐더러 얼마든지 신규 회원도 받을 수 있는데다 주차시설까지 널찍해서 이곳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문제는 그 넓은 체육관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는 게이트볼이나 배드민턴 회원이 협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체육관을 관리하는 생활체육회나 오창읍 사무소 등에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탁구동호인들은 탁구장에 올 때마다 20~30m 떨어진 창고에 있는 탁구대를 꺼내다가 펴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면 탁구대를 접어서 다시 창고에 들여놓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배드민턴장을 회원이 이용하지 않는 낮에 잠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런 일을 하다가 탁구회원들은 다치기도 한다. 아무리 보아도 배드민턴 회원은 4면이나 되는 코트를 다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배드민턴 회원이 협조만 해주면 운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평일엔 탁구대를 펴고 접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런 일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다간 감정이 상해서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청주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 아무런 조치도 없다. 이렇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서 울분을 터뜨리는 회원도 많다. 무엇보다 탁구 동호인들은 오창 주민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목적 체육관은 오창읍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시설인데 어째서 배드민턴이나 게이트볼 회원에 비해서 차별 대우를 받느냐는 점이다.

두 번째 불만은 체육관을 건립할 때 무슨 운동이든 다 할 수 있는 다목적 체육관으로 설계했지만 몇 년 전 농구하던 자리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바람에 배드민턴과 게이트볼만 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칸막이를 설치했느냐는 것도 궁금하다. 당장 그 칸막이만 철거하면 탁구장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오창서 탁구치기가 왜 이리 고달프냐고 하소연한다.

어떻게 하면 오창을 대표하는 공용탁구장을 다목적체육관에 개설할 수 있을까를 고심하다가 이구동성으로 변재일 김수민 박정희라는 이름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이들을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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