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역풍(逆風)이 불고 있다

2022.05.17 15:51:07

최종웅

소설가

대선이 고비를 맞고 있을 때 홍준표의 독설이 쏟아졌다. 윤석열이 당선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고,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워낙 독설이 심한 정치인이면서도 제일 야당 후보까지 올랐던 것은 독설 속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대 대통령 후보가 공약만 해놓고 실천하지 못한 집무실 이전 문제를 윤석열이 억척스럽게 추진하는 것을 보고 홍준표의 예측이 빗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기 위해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제왕적인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난이 들끓었어도 굴(屈)하지 않을 만큼 배짱이 두둑하다면 식물대통령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홍준표 독설이 아직 유효한 것은 윤석열이 취임했지만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대통령은 자초한 면이 없지도 않다. 야당이 똘똘 뭉쳐서 국정을 방해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여당이라서다. 역대 정권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때는 잔뜩 겁을 먹게 마련이다.

새로 들어오는 정권이 마음먹고 먼지 털기를 하면 털리지 않을 수 없어서다. 윤석열은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그런 냄새를 풍겼으니 오죽 겁을 먹었겠는가.

더구나 윤석열은 남의 비리를 전문적으로 터는 칼잡이 역할을 하다가 발탁되어 대통령까지 올랐으니 가만히 있어도 오금이 저릴 것이다.

걱정하던 대로 당선되자마자 한동훈을 법무장관에 지명하는 파격 인사까지 단행했다.

물러나는 정권 입장에서는 자신이 한 짓이 있는데다 새로운 정권이 칼까지 갈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검수완박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경황 중에 생각해낸 자구책이라도 도둑이 경찰을 없애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야당이 결사적으로 방해하고 나오면 아무리 윤석열이라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말이 집권 여당이지 입법권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국무총리도 임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공정과 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겠나.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민생을 돌볼 수 있겠나.

한 가지 답이 있긴 하다. 바로 국민에게 심판을 봐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다행히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6월 1일이니 겨우 13일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은 윤석열이 당선된 이후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추진한 과정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시장·군수 등을 뽑는 일을 하면서 검수완박 같은 일도 참작해 투표할 것이다. 만약 윤석열이 압승한다면 민주당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된다.

민주당은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검수완박을 할 때 사용했던 온갖 꼼수를 다시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총선에서 살아 남기위해선 국민의 힘과 협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윤석열 정부는 성공 가능성이 있다. 나라의 운명도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런 징후는 사방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이 급등해 45%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당보다 14%나 높은 것이고, 7년 6개월 동안 최고로 높은 지지율이다.

여기에 박완주 성비위 사건까지 가세하면 역풍은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렇게 되지 않을 때다. 민주당이 승리해서 검수완박을 추진한 것처럼 온갖 꼼수를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을 때다.

여야의 대치는 강도를 더 할 것이고. 협치는 사실상 불가능해 질 것이다. 차라리 나라를 쪼개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국힘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니고, 민주당도 더 이상 야당이 아닐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여당도 야당도 없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나라가 망해도 책임질 정당이 없는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국민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번 지방선거처럼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결되는 선거도 없을 것이다. 제발 코로나에 찌든 서민에게 시원한 치유의 바람이 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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