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부터 해소해야 낙상루머 끝난다

2021.11.16 16:42:02

최종웅

소설가

정상적이라면 이재명 후보의 부인이 낙상했다는 소식에 쾌유를 기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그것도 한밤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다가 상처를 입고 119에 실려 갔으면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부터 쾌유를 빈다는 성명이라도 발표하는 게 상식이다.

윤석열을 비롯해 안철수·김동연 후보 등이 성명을 발표하고 그 부인들이 대신 문병을 가겠다고 하는 게 도리다.

이에 대해 이재명은 많이 안정됐으니 오실 필요가 없다고 만류하는 게 상식이다.

극열 지지자들이 집 주위에 몰려들어 김혜경 여사의 쾌유를 빈다는 현수막을 걸고 화환도 진열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은 집 주위에 화환이 백 개가 넘는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이재명이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논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며칠 후 김혜경이 완쾌된 모습으로 나타나 성원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하는 게 상식이다.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김혜경의 낙상으로 이재명이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이후 정체불명의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쁜 후보가 어떻게 일정까지 취소했을까하는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내용이었다.

아! 그랬구나, 그런 정도니까 모든 일정까지 취소했겠지 하고 수긍하는 사람도 많았다.

더 이상한 것은 초강력 대응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며칠 왈가왈부하다가 가라앉았을 텐데 너무 강력하게 대응하니까 오히려 호기심을 부추겼다.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네티즌 2명을 검찰에 고발한 것만도 이례적인데 반국가 사건이라도 단속하는 것처럼 강력히 경고했다.

얼마나 다급하면 저렇게 하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해도 수그러들지 않으니까 이재명 후보가 직접 나섰다.

119를 불러 타고 가면서 부인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그 정도면 누구라도 가짜 뉴스가 유포되는 것이라고 믿어야 정상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믿질 않으니까 김혜경이 직접 등장해 사랑스런 목소리로 남편을 부르는 말까지 방송했다.

이쯤 되면 아무리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믿는 게 정상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불신하는 여론이 많았던 모양이다.

민주당까지 가세해 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국정을 수행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실제로 이재명 후보는 지금까지 1위를 달리다가 요즘은 다소 정체돼 윤석열과 혼전 중이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이니 당선 가능성도 제일 높다. 이렇게 불신을 받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가 하는 말을 국민이 믿을 수 있을까?

대통령이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하면 집값이 곧 폭등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기본소득제 등 모든 공약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대통령 말을 믿지 못하는 나라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한마디로 불행한 일이다.

국민이 대통령을 불신하는데 외국이라고 우리 대통령을 믿겠는가. 아무리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해도 미국은 우릴 믿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고 해도 중국은 우릴 미국 편이라고 의심할 것이다.

주변국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되겠는가? 고립될 게 뻔하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나라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어떻게든 불신을 털고 가야 한다. 낙상 루머의 핵심은 가짜뉴스 탓도 있겠지만 국민의 불신이 더 클 수 있다.

아무리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해도 국민이 믿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어느 종편에서 본 한 평론가의 말을 인용해 보겠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을 전격적으로 수용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 당선되면 오히려 문제가 심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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