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이 여야로 대립하는 어머니의 희비

2022.12.06 17:08:50

최종웅

소설가

청주시 내덕·율량동에서 활동하는 탁구동호인이라면 최춘재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팔순 노인답지 않게 젊고 예쁜데다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라서다.

내덕2동, 동청주 신협 탁구동우회 회장 등을 역임할 만큼 리더십이 강한 것도 화제지만, 두 아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고위직에 올라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게 시간문제로 보인다는 점도 화제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두 아들 사이에서 어머니 입장만 딱하다는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장남 이강일은 민주당이지만, 주호영 원내 대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 이활은 국민의힘으로, 두 아들은 여야로 갈려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 민주당 바람이 불어서 장남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주호영 원내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은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정치적인 영향을 받기는 딸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 중인 딸은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무원이지만 오빠와 동생이 사생결단을 내야하는 경쟁에서 누구 편도 들 수 없는 게 고민이다.

삼남매의 각기 다른 입장을 잘 아는 어머니는 철저히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다. 자신은 전형적인 보수라서 지난 대선이나 총선에서 보수 유권자로서 선택을 했다.

그렇지만 삼남매를 대할 때는 한 번도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한 적이 없다. 철저히 중립을 지킨다. 열 손가락 중에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처럼 엄마의 사랑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

모처럼 엄마의 욕심이 드러났던 게 장남이 청주 상당구 위원장 경선에서 승리했을 때다. 상당구 위원장 경선에서 승리하면 국회의원 문턱까지 가는 것이라서 마음을 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지역에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장남이 느닷없이 충북 정치 1번지인 청주 상당 위원장 경선에 출마해 기라성 같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을 때는 하늘의 별이라도 딴 기분이었다.

갑자기 충북도당이 당선을 번복했지만 사흘 만에 중앙당이 재 번복함으로써 상당 위원장으로 확정되었을 때는 죽었다가 살아난 기분이었다.

큰아들 자랑을 하다가 보면 작은아들이 걱정되는 것은 짚신 장사와 나막신 장사 아들을 둔 엄마의 운명 같은 것이다.

작은아들도 큰아들 못지않게 장래성이 보인다. 윤갑근 씨가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다가 중앙당으로 스카우트되어 주호영 원내 대표실에서 국장으로 근무 중이다.

차남 입장에서는 친형과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하면 당연히 당명을 따라야 하는데, 형을 외면할 수도 없는 데다 언젠가는 형제가 경쟁할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게 고민이다.

새누리당 시절 사무처 요원 공채에 합격해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으로 활동할 때부터 형제는 정치적으로 상반된 길을 걷고 있지만 형제로서의 화목을 깨는 언행은 조심하려고 애쓴다.

큰아들이 민주당 바람만 불면 국회의원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듯이, 작은아들도 차기 총선에서 보수 바람만 불면 장남 못지않게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며 어머니는 가슴을 설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큰아들이 짚신 장사라면 작은 아들은 나막신 장사라서 큰아들이 잘되면 작은아들은 못될 수밖에 없고, 작은아들이 잘 되면 큰아들은 못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궂은날이나 맑은 날이나 걱정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에게 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을 가르쳐 준다. 날씨가 맑은 날은 짚신 장사 하는 장남만 생각하고, 날씨가 궂은 날에는 나막신 장사하는 작은아들만 생각하라고.

그것은 입방아 찧는 얘깃거리는 될지 몰라도 열 손가락 중에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는 어머니 심정을 헤아릴 수는 없다. 2024년 봄이면 총선이, 또 3년 후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두 아들 중에서 하나가 웃으면 하나는 반드시 울 수밖에 없는데, 엄마가 웃는 아들만 생각하라는 말보다는 우는 아들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엄마라는 모성 때문일 거라며 탁구 가방을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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