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75. 청주 율량동 '심야식당' 박종태 대표 [충북일보] “입대 전까지 기획사에 있었어요. 가수가 되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군대에서 맘을 고쳐먹었어요. 불명확한 미래가 더는 매력적이지 않았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져 가는 자신감이 진짜 이유였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제대 후 제 마음이 원하는 일본으로 떠났어요. 막연했지만 그 막막함을 극복하면 뭔가 괜찮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2년을 일본에서 보내고 한국에 다시 돌아왔어요. 크게 달라진 거 없이.” “부모님은 모두 진천 출신이세요. 전 일본에서 태어났고요. 아버지가 일본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셨거든요. 다섯 살쯤 엄마와 한국으로 건너와 지금껏 청주에서 살고 있어요.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까진 집이 참 잘살았던 거 같아요. 20여 년 전 50평이 넘는 아파트에 살면서 사립초등학교를 다녔으니까요. 뭘 하든 돈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저 당연한 환경이라 여길 뿐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몰랐고요. 그러다 집안이 한순간에 넘어졌어요. 평범하게 생각하며 누렸던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졌죠. 그동안 돈보다 소중하게 여긴 가치들이 돈으로 다 변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돈이 있어야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다는 걸요. 그때였어요. 돈에 대한 강한 집착이 생기기 시작한 시기가.” “핸드폰 가게에서 일을 했어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친구가 홍대의 라멘트럭 사진을 보내더군요. 일본에서 배운 라멘 기술을 그냥 버려둘 참이냐면서. 뒷통수를 맞은 거 같았어요. 마치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일을 정리하고 바로 트럭을 사 라멘트럭 포차를 시작하게 됐죠. 그게 이곳까지 이어진 거고요.” “컵라면도 끓여본 적 없는 상남자였어요. 일본에서 라멘을 배우기 전까지는. (웃음) 제대 후 일본에서 생활을 위해 배운 일인데 의외의 재능을 발견해 스스로에게 대견해 했죠. 최근엔 아버지 도움으로 일본에 다시 가서 정식으로 우동을 배우기도 했고요. 문제는 제가 요리를 시작하면서부터 어머니가 밥을 잘 안 해주신다는 거.” “트럭에서 장사할 땐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궂은 날씨, 술 취한 손님들의 강짜. 정말 일일이 얘기할 수 없을 정도죠. 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포장마차 환경 때문에 설거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아, 그보다 더 괴롭던 건 구청 직원이 제 트럭에 붙이는 단속 스티커. 어찌나 스티커가 안 떨어지던지. 스티커 떼어내는 게 싫어 이 가겔 차렸다고 봐도 무방해요. 아직도 아찔하네요. 퇴근 시간이 넘어도 성실하게 스티커를 붙여대는 공무원들의 근면함. 그땐 정말 얄미웠어요.” “포기가 빠른 편이에요. 초등학교까진 피아노를 쳤지만, 중학교 땐 축구선수 생활을 했죠. 고등학교 들어서는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마저 그만뒀고요. 어머니 반대가 심했어요. 제가 축구를 계속하면 깡패가 될 거라 확신하셨거든요. 그런 어머닐 무턱대고 거스를 수 없었어요. 저와 어머니 사이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각별함이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빠른 포기가 여기까지 이어진 거 같아요. 어쩌면 빠른 포기가 선택의 또 다른 이름 같기도 하고. (웃음)” “처음 이 가겔 열었을 때 환희를 잊을 수 없어요. 트럭하고는 비교가 안 됐죠. 일단 날씨에도 꿋꿋한 내 일터가 생긴 거잖아요. 그렇게 감격에 빠져있을 무렵 친구들이 들이닥쳤어요. 몇 가지 요리를 내어주고 주방 일을 했죠. 그런데 갑자기 홀에서 곡소리가 나더라고요. 나가보니 친구들이 목을 놓아 우는 거였어요. ‘길바닥에서 일하던 네가 …’ 라면서. 여러 명이 단체로 울어 재끼는데 정말 그 창피함이란. (울먹) 도저히 그 광경을 눈 뜨고 볼 수 없어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그 상황에서 다른 손님 볼 낯이 없었으니까요. 애써 모르는 척했죠.” “아버지와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긴데도 난 너무나 아버지 아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어머니를 사랑한다는 것도 아버지와 저의 공통점이겠죠. 얼굴이 닮은 건 기본이고, 표정과 걸음걸이까지 모두를 빼다 박았거든요. 아무리 오랜만에 아버질 만나 어색하더라도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미래의 제 모습이 그려져요. 어색에서 상상으로 이어지는 생각의 흐름이랄까요? 아버질 만나면 나도 모르게 항상 그렇게 돼요.” “가게를 차리고 손님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긴 ‘원하는 걸 말하면 되나요?’였어요. 가게 이름 때문이죠. 심야식당이란 드라마를 보면 식당 마스터가 그때그때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주잖아요.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면서요. 저도 그 마스터 같은 느낌으로 가겔 운영하고 싶었어요. 제가 말을 잘 못 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손님과의 대화는 마뜩잖아요. 게다가 혼자 요리를 하다 보니 주방에선 계속 정신이 없거든요. 그래서 주방 커튼을 좀 더 내리는 걸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너무 바쁠 때 다찌에 앉은 손님이 말을 걸면 정말 겁이 나거든요.” /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1.23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충북일보] 충북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19만2천 명까지 늘었다. 비대면 확산에 따른 무인가게 증가, 키오스크·서빙로봇 등 디지털 기기 확산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인건비라도 줄여보자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고충이 통계로 읽힌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4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충북 취업자는 96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천 명(2.0%)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41만3천 명으로 1만8천 명(4.5%), 남성은 55만5천 명으로 1천 명(0.2%) 증가했다.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1.0%p 상승했다. 여성 고용률은 58.2%로 2.4%p 상승했으나 남성은 75.9%로 0.5%p 하락했다. 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2.6%로 0.4%p 상승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는 69만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 명(2.2%)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임시근로자는 15만 명으로 2만 3천명(18.2%)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3만6천 명으로 6천 명(-14.4%), 상용근로자는 50만8천 명으로 2천 명(-0.4%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밀집된 세종시 금남면 용포로 일부 구간이 아름다운 간판 거리로 본격 정비된다. 세종시는 '꿈꾸는 정원마을 금남, 간판개선'을 위해 지난 17일 금남면 용포로105 중심가 400m구간을 '광고물 등 정비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한 뒤 간판표시 방법을 고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금남면 용포로 회전교차로~금남면사무소 구간 도로변·상가 소상공인 업소 79곳과 건물 29동의 불법·낡은 광고물은 거리특색을 살리는 아름다운 간판으로 교체된다. 지정된 시범구역에서 고시 기준에 따라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할 경우 예산범위에서 세종시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고시된 광고물 등의 표시방법에 따르면 광고물 수량은 1개 업소·1개 간판 원칙이다. 다만, 도로의 굽은 지점과 도로가 건물 앞면과 뒷면에 접한 업소의 경우 가로형 간판에 한해 1개를 추가할 수 있다. 의료시설·약국, 이·미용업소는 픽토그램형 돌출간판 1개를 1면의 면적 0.36㎡ 이하·두께 20㎝ 이하로 추가 설치할 수 있다. 4층 이상 건물의 가장 높은 층에도 해당 건물명을 표시하는 간판을 추가 표시·설치 가능하다. 광고물의 형태·재질·색상은
[충북일보] 국립공원공단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가 단양군 철쭉제 기간인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단양군에 위치한 죽령옛고개 명품마을과 함께하는 특산물 장터를 죽령고개 일원에서 개최한다. 2012년 명품마을로 지정된 소백산국립공원 죽령옛고개 명품마을은 해발 700m에 위치한 10가구 남짓 작고 아담한 마을로, 죽령옛길, 죽령습지, 생태공원 등 볼거리와 자원이 풍부하며 이러한 우수한 자연환경 속에서 마을 주민들은 벌꿀, 소백산 산나물 등 지역 특산물을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다. 특히 소백산국립공원의 야생화 벌꿀은 국립공원공단과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마을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4월에는 '고향사랑기부제(ilovegohyang.go.kr)'의 단양군 답례품으로 선정돼 지역사회 발전과 마을 소득 증진에 이바지하는 등 명품 마을에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와 죽령 옛고개 명품 마을은 철쭉이 만개하는 축제 기간 특산물 장터를 개최하고 구매 품목별 추가 증정 행사와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탐방객들에게 마을 특산물을 선보인다. 정길순 자원보전과장은 "국립공원의 우수한 자연환경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