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65. 청주 개신동 '증평은성집' 최대균·최정재 대표 [충북일보] 아버지 "서울에서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처가 근처로 내려갔어요. 처가 인근으로 간다는 게 남자로선 자존심 상했지만, 체면 차릴 입장은 아니었죠. 미래 없는 삶을 사는 것 보단 백번 낫겠다 싶었으니까요. 처형 순대집에서 식당일을 열심히 배웠습니다. 7년 후엔 은성집이라는 이름의 첫 가게를 갖게 됐고요. 아직도 생생합니다. 처음 칼을 받고 나와 내 가게를 열었을 때 그 감격스러움이요." 어머니 "친언니가 남편에게 항상 같이 장사해 볼 마음 없냐며 묻곤 했어요. 그때마다 화가 나더라고요. 멀쩡하게 직장생활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게 자꾸 바람을 넣으니까요. 더이상 남편에게 바람 넣지 말라고 매섭게 경고했죠. 그런데 사람 일이란 게 참 알 수 없더라고요. 정신을 차려보니 저희 내외가 증평 언니네서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었으니까요." 아들 "예전부터 부모님의 가게를 키우고 싶었어요. 세상 무엇보다 맛있는 막창순대였으니까요. 하지만 간절한 욕심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게다가 전 요리나 영업에는 문외한이었고요. 그래서 회사 영업 관리직일을 했어요. 운영전반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죠. 그러다 매일 듣던 부모님 목소리가 달라진 걸 알아채고 바로 직장을 그만뒀어요. '괜찮다' 하셨지만 가족만이 느낄 수 있는 많은 근심을 목소리를 통해 알아챌 수 있었으니까요." 아버지 "살이 에이도록 추운 겨울. 아버지 손을 잡고 4㎞가 넘는 산길을 넘어 시장에 가곤했죠. 힘들지 않았어요. 춥지도 않았고요. 순대국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국밥 할머니의 손톱 때가 잔뜩 낀 엄지를 국물에 푹 담가 대충 부어주는 그 국밥이 뭐가 그리도 맛있었는지. 그런데 사람 맘이 참 간사해요. 그렇게 한그릇을 뚝딱 먹고 집에 오는 길은 왜 그리 멀기만 하고 춥던지. 다신 오지 말잔 후회를 되뇌며 돌아갔죠." 아들 "신메뉴로 부모님 가겔 돕고 싶었어요. 아이템은 치즈곱창볶음으로 미리 정해놓은 상태였고요. 문제는 맛이었어요. 치즈 종류가 너무 많은데다 양념 배합도 계속 실패해 반년이란 시간을 꼬빡 썼어요. 얼마나 어머니한테 등짝을 맞았는지 몰라요." 어머니 "나중엔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손은 커서 실험을 한 솥씩 해서 몽땅 버리는 걸 끊임없이 반복했으니까요. 너무 아까웠죠. 나중엔 절 피해 집에 숨어서 그짓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결국은 해내더라고요." 아버지 "아유 그땐 말도 마세요. 정말 6개월 동안은 음식같지 않은 음식을 무지하게 먹어댔어요." 아들 "중국으로 출장간 손님에게 국제전화가 왔어요. 국제운송으로 막창순대를 보내달라면서요. 상하니까 안된다고 했는데도 버리는 건 자기 자신이라면서 계속 떼를 쓰더라고요. 그래서 걱정반 기대반으로 보내긴 했는데 잘먹었다는 전활 받았어요. 다행이었죠. 그때 순대 가격은 3만원이었는데 항공운임은 4만원이었어요. (웃음)" 어머니 "한번은 초등학생 다섯 명이 쪼르르 왔더라고요. 요 옆 초등학교에서 왔냐고 물으니 문의면에서 시내버스 타고 왔다는 거예요. 남자아이들끼리 SNS에서 저희 가겔 보고 찾아온 거였죠. 너무 신기했어요. 생각할수록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음료수 두 병을 서비스로 내어줬어요. (웃음)" 아버지 "국밥이란 게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잖아요. 그래서 가게에 사람냄새가 많이 나요. 15년 단골이신 손님이 풍을 맞고도 국밥 한그릇을 먹으려고 휠체어를 타고 오는 모습. 회사가 부도가 나서 펑펑 우는 이와 소주 한잔으로 그를 달래주는 친구의 모습. 임산부 손님으로 시작해 뱃속 아기를 초등학생 딸로 키워내 국밥 한그릇을 함께 비우는 모습. 오직 국밥집에서만 볼 수 있는 진짜 서민들의 풍경들이죠." 아버지 “서울에서 지인 결혼식에 참석했다 아내를 만났어요. 피로연 옆자리에 이 여자가 앉았거든요. 그런데 이 여자는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는 잘 하면서 난 쳐다도 안보더라고요. 괘씸하더라고요. 내가 빠지는 인물은 아니잖아요? (웃음) 계획적으로 술을 이 여자 옷에 쏟아 버렸어요. 관심 좀 가져달라고. 다음날 눈 떠 보니 내 수첩에 이 여자 전화번호가 있더라고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은근히 나한테 마음이 있었나보지.” 어머니 “쑥스러웠죠. 남사스럽기도 하고. 난 사실 그때 아무 기억도 안나요. (웃음)” 아버지 “가게 휴일 아내와 산을 오르는 게 유일한 낙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아내 다리가 불편해 혼자서 오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산타는 재미가 예전 같지 않더라고요. 팔을 하나 놓고 가는 기분이랄까.” /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1.9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충북일보] "환자 상당수가 신분증을 필수로 지참해야한다는 것을 몰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평일이라 내원 환자가 적어 우려했던 것만큼 큰 불편은 없었지만 주말은 걱정됩니다." 병원·의원 등 의료기관 진료 접수 시 반드시 신분증·의료보험증 등으로 신분 확인을 해야 하는 '요양기관 본인확인 강화 제도' 시행 첫날인 20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한 의원 간호사 김씨는 "제도 시행을 잘 모르는 분들이 꽤 많았다. 특히 평일 의원을 찾는 환자는 노인층이 많아 변경 사항을 빠르게 알기 어려워 한다"며 "다행히 제도 취지를 설명하면 환자 다수가 납득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본보가 청주지역 의료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혼란은 없었다.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안내데스크 등 눈에 띄는 곳에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달라"는 내용을 포스터와 안내문 등으로 게시하고 있었고, 개별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미리 신분증 지참을 당부한 덕분으로 보인다. 다만 만반의 준비에도 시행 첫날인 만큼 잡음이 없진 않았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한 내과 원무과 직원은 "신분증을 깜빡 잊은 다수의 환자의 스마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지나간 대경기 불황을 돌아봐도 지금처럼 현장의 일이 없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길어진 고금리 상황과 국제적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 위기 등의 악조건은 충북도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국가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한 기간 산업으로 해당 산업의 장기화되는 침체는 내수시장과 경기 부양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금융 조달의 어려움과 인건·자재비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 수요 위축 등 건설 경기 위기 요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도내 건설 경기는 올해 건설자재 원가 상승·출하량 감소, 공공·민간 발주 위축, 건설 관련 사업체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충북 건설 수주는 전년 동분기 대비 63.7% 감소했다. 건설수주 감소세는 최근 5분기 연속 진행 중이다. △2023년 1분기 -38.8% △2분기 -51.5% △3분기 -47.3% △4분기 -27.8% △2024년 1분기 -63.7%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충북일보] 청주시는 옥화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 주중 이용객에게 이용료 절반을 환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취지다. 시는 7월 12일부터 숲속의 집, 산림휴양관, 야영장, 트리하우스, 캠핑하우스 주중(일요일~목요일) 이용객에게 숙박 이용료의 50%를 청주페이로 돌려준다. 대상자는 청주페이 회원과 실물카드 소지자다. 지역주민 10% 주중 할인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올해 예산(6천만원)이 소진되면 환급 혜택은 내년으로 넘어간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혜택까지 제공할 예정이니 많은 이용을 바란다"며 "더 자세한 내용은 자연휴양림 통합예약 사이트인 숲나들e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자연휴양림은 1999년 136ha(헥타아르) 규모로 개장했다. 숲속의 집 18실, 산림휴양관 13실, 오토캠핑장 40면, 야외 물놀이장, 등산로, 숲체험 놀이터, 유아숲체험원 등이 갖춰져 있다. 오는 8월에는 트리하우스 2개동이 문을 연다. 캠핑하우스와 주차타워는 올해 안에, 옥화 치유의 숲은 내년 상반기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