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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해

충청대 경찰행정과 교수

사람이 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삽니다.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풍요는 그 수단이지 행복 그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 UN의 '세계행복리포트 2017'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의 행복순위는 56위로 태국(32위), 대만(33위), 말레이시아(42위)에 뒤집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최근 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지수 2017' 1위는 노르웨이였습니다. 유엔의 '세계행복리포트 2017년 1위 국가도 노르웨이였습니다. 노르웨이는 올해 행복과 삶의 질을 평가하는 국제기구 평가에서 1위를 휩쓸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1인당 GDP는 7만812달러(2016년 세계은행 발표 기준)로 세계 4위. 돈도 많지만 국민 행복은 그보다 더 높습니다. 실제 OECD 자료를 보면 노르웨이의 삶의 질은 9.6점(10점 만점)으로 물질적 상태(8.8점)보다 높습니다. 노르웨이가 단순히 '돈이 많아서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정책적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노르웨이는 사회의 행복도를 끌어올리는 복지제도와 일·가정 양립 환경은 국가와 사회구성원들간 지혜로운 대화를 통해 이뤄온 성취들입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은 주당 37.5시간 아래로 일합니다. 시간이 많으니 틈만 나면 자연으로 놀러 가고, 아이도 제 손으로 직접 기르니 행복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관점에서 문제 풀이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초등학교부터 아이들은 학교공부에 학원까지 다녀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를 들어가면 이젠 죽느냐 사느냐의 입시전쟁에 내몰립니다. 겨우 대학을 들어가면 이젠 스펙 전쟁에 취업 전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담은 꿈을 향해 자유로운 탐색과 실현하기란 불가능하죠. 오로지 공부만 있고 삶이 상실된 것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운명입니다. 과거와 오늘을 희생하여 내일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학을 졸업하고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한 청장년은 행복할까요? 이젠 직장에서 살아남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및 보육문제에 직면합니다. 주택 문제와 자녀 교육 문제는 가장 힘든 일입니다.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쏟아 붇고 내핍을 감내해야 합니다. 부동산이 투자수단이 되고 자식의 효심이 노후를 보장해 주던 시대는 저물었는데, 현실은 더 많은 지출을 요구합니다. 그럼 노후는 어떤가요. 2017년 기준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 가구)은 42.7%로 회원국 평균(10.6%)의 4배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중 1위입니다. 2016년 기준 61세 이상 노인 38.3%만이 국민연금(평균 35만원)을 타고 있습니다. 하루도 쉼없이 열심히 살아왔건만,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요?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땀 흘려왔지만, 남은 것은 가난과 고독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아니지만 '가장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라입니다. 정부는 국가총행복(GNH)을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합니다. 예컨대 GNH가 낮은 지역에는 별도로 막대한 재원을 투입합니다. 제아무리 중요한 개발정책이라도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행복도가 낮아진다면 거부됩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아닌 '행복영향평가'인 셈입니다. 양적 성장과 효율성만 강조하며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희생시켜 온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국민성장정책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박진 교수는 "정부 정책이 GDP에 매몰되기보다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제 생존을 위한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는 학생과 근로자들의 삶을 돌봐야 합니다. 노후 생활의 안정을 지켜줘야 합니다. 주당 37.5시간 일하고도 가정과 자연, 그리고 이웃과 함께 살면서 7만불의 높은 국민소득을 만드는 것이 국격입니다. 살고 싶은 나라는 국민행복지수를 높히면서 일자리 증대와 노동 생산성도 향상시키는데 있습니다. 저마다의 개성을 살리는 정규 교육 혁신과 질 높은 평생직업교육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성장 모범국을 넘어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나라.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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