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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산경탐사Ⅰ- 한남금북정맥을 가다 ⑤

나무와 숲 이불 삼은 ‘생명의 요람’

  • 웹출고시간2008.07.31 17:35: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시루봉을 지나 옛 채석장까지는 내리막이 이어진다. 채석장을 지나 오름길에서 바라본 한남금북정맥 4구간의 마루금이 웅장하다. 지나온 길을 더듬어 오는 뿌듯함으로 다시 한발 한발 걷는다.


뜨거운 여름 햇살을 머리에 이고 또 다시 길을 나선다. 능선 굽이굽이에는 곧게 뻗은 소나무들과 빽빽이 늘어선 굴참나무들이 몸을 틀고 있다.

한남금북정맥 4구간 역시 소나무와 참나무 등 각종 생명체들이 모여 살고 있는 생명의 터전이다.

고라니와 멧돼지, 산토끼, 너구리 등은 나무와 숲을 이불 삼아 한 데 어울려 둥지를 틀고 있다. 절경을 보긴 어렵지만 나름대로 산 냄새가 물씬나는 곳이다.

한남금북정맥 4구간은 대부분 내북면에 속해 있다.

시루산(482m)이 면 중심지역을 지나면서 구봉산(511m)과 구룡산(548m)에 이른다. 그리고 다시 북동쪽으로 뻗으며 북부청원군과 경계에 국사봉(586m) 등 500m 내외의 산지가 한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구룡산 남쪽에서 발원하는 금강 상류인 보청천이 서남부를 곡류하면서 남쪽으로 흘러 보은읍으로 간다. 구룡산 북쪽에서 발원한 흑천은 북동쪽에서 유입되는 한강 상류인 달천과 봉황리에서 합류한다. 그리고 청원군으로 흐르는 부근에서 국지적인 산간 분지를 형성한다.

청풍명월 산경탐사단은 단원들의 쉬운 접근을 위해 보은군 내북면 두평리 기도원 앞을 4구간 들머리로 정했다.

이 구간에서 제대로 된 이름을 가진 산은 시루산과 구봉산 정도다. 그러나 시종 속리산 주능선을 되돌아보며 해발 400~600m 정도의 산줄기를 호젓하게 연결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19번 국도를 달리다가 두평주유소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따라 마을 진입도로로 접어든다. 잠시 후 갈림길에서 왼쪽의 비포장길로 10분 정도 가면 지금은 폐쇄 된 기도원이 눈에 띈다.

이곳 북상골에서 벌목 지대를 지나 오르면 정맥구간인 곰장이 고개다. 이 고개까지 접근은 벌목으로 인해 비교적 쉽다.

하지만 탐사단이 찾았을 땐 습지식물과 잡풀이 우거져 산길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풀 없는 사면 산길을 개척하다 보니 20여분이 걸렸다.

단원들은 여기서 2만5천분의 1 지도로 독도법을 배운 뒤 곧바로 4구간 탐사에 나섰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말해주는 제단. 어떤 이들은 이 제단을 호식총으로 부르기도 한다.

15분 정도 땀 흘려 오르니 아름드리 노송 밑에 제단을 쌓아 놓은 곳(당집터)이 있다. 제단 둘레는 자연석으로 돌담이 쳐져 있다. 제를 올리는 데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 몇 점이 제단 주위에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호식총(虎食塚)으로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가파른 능선을 잠시 오르면 능선분기점에 도착한다.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을 따라온 보은군 산외면과 내북면의 경계선은 여기서부터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을 벗어난다. 북쪽 방향의 지능선과 속리천을 따라가 앞으로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은 행정구역상 이제 보은군 내북면에 속한다.

15분 정도 봉우리와 잡목이 우거진 능선길을 걷다 보면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만난다. 이곳에 오르기 전 직진하면 돌탑이 있는 산 봉우리에 달한다. 대부분 초행자들은 이곳을 시루봉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시루산(482.4m) 정상은 이곳에서 한 참 더 간다. 정상엔 삼각점이 박혀 있다.

시루봉에서 다시 출발하고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곧바로 채석장이다. 지금은 중단됐지만 그동안 채석작업으로 왼쪽 사면이 깊게 낭떠러지를 만들고 있다. 언뜻 보기에도 위험해 보인다. 마루금도 일부 유실돼 오른쪽으로 우회해야 한다.

경사가 심하다. 채석장이 아슬아슬하게 내려다보이는 안부를 지나니 군데군데 작은 암릉을 이룬 오르막 능선이다. 남쪽 방향으로 전망이 탁 트인다. 지금까지 지나온 한남금북정맥의 주능선이 아득하게 보인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구봉산(506m) 정상은 전망이 비교적 좋았다. 오던 길로 40~50m 되돌아간 다음 능선이 뚜렷하지 않은 서쪽 방향의 내리막 사면으로 내려서니 능선길이 이어지고 무덤을 지나게 된다.

계속되는 내리막 능선길을 가니 뚜렷한 고갯길이 가로지르고 있는 곰골 고개에 다다랐다. 이 고개는 왼쪽(동쪽)에 있는 도랑이 마을 사람들과 오른쪽(서쪽)에 있는 성치리 벼재마을 사람들이 왕래하던 고개다.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거치니 도장이 고개다. 왼쪽(남쪽) 아래에 도장이 마을이 있고 오른쪽(북쪽)으로 벼제마을이 있다. 그러나 잘 보이지는 않는다.

잡목 숲속의 오르막 능선을 오르고 작은 봉우리를 두 번 지난 다음 412m봉에 도착하니 정상에 흙무덤이 있다. 오른쪽(북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꾼 다음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몇 개의 무덤을 다시 만난다. 오른쪽으로 저만치 성치리 벼제마을이 보인다. 또다시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숨차게 오르고 오르기를 몇 번 드디어 벼제마을 앞산(419m)다.

무덤 5기가 능선을 따라 한 줄로 서있는 곳을 지나고 곧이어 오른쪽(북쪽) 사면이 벌목된 곳을 볼 수 있다. 오른쪽 아래로 19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내려서 니 대안리 고개다.

대안리 고개는 보은-미원간 19번 국도가 한남금북정맥 주능선을 가로지르고 있는 곳이다. 마을 진입로 입구에 대안리 전체 주민의 동의 없이 묘지 설치를 절대불가 한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하나 서 있다. 한남금북정맥 4구간 종점이다. 4구간탐사는 여기서 마무리됐다.


/ 특별취재반

보은군 내북면과의 첫 만남은 봉황휴게소로부터 시작된다. 커다랗고 화려한 휴게소는 아니다. 하지만 주위환경이 아름다워 휴식을 취하기에는 충분하다.

내북면 소재지는 아주 작은 마을 같은 면소재지다. 소재지를 지나 작은 내천을 건너면 우측으로 내북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 안에는 야생화동산이 있어 잠시 보고가도 좋다.

내북휴게소를 지나면 지금은 폐교된 내북초교 아곡분교장이라 쓰인 안내판을 만난다. 또 봉황휴게소 근처의 이삭분교는 예술촌이나 자연학습장 같은 용도로 쓰이고 있다.

아곡분교장에서부터 길은 하천을 끼고 돌아 아주 아름답다.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가로막고 있고 앞으로는 확 터져 이곳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원분교장을 뒤로 하고 조금 구부러진 천변을 끼고 도는 길로 2km 정도 내려서면 두평휴게소가 왼쪽으로 자리하고 그 뒤로 두평리 들어가는 작은 길이 있다. 청풍명월 산경탐사단의 4차 탐사를 시작한 곳이다.

양쪽에 산이 있고 작은 길로 오르는 조그마한 동네에 마을 자랑비가 있다. 내용을 읽어보니 두평 마을엔 27가구 90여명이 살고 있으며 뒷산 곰장이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은 100 여 년 전 곰들이 많이 놀았다는 3천여평의 ‘곰마당’이라는 넓은 평지가 있다. 곰장이 마을 북쪽엔 시루봉이 있다. 옛 토정 선생에 의하면 전국 각 고을에서 유명한 인재들이 한학을 공부하러 이곳으로 모였다고 한다. 그래서 뛰어난 인재와 선비가 많이 양성됐다고 한다.

금강의 근원지에 위치해 맑은 물이 항상 마을 앞을 흐르고 있어 인심이 좋고 농사가 잘돼 효도를 중요시하고 주민 전체가 마을의 모든 일에 협동단결해 살고 있는 풍요로운 모범 마을이라 자랑하고 있다.

내북면 내 문화재로는 창리의 주성산성과 민속유적인 서지리의 돌탑과 선돌이 있다.

주성산성은 창리에서 옛 길을 따라 보은으로 향하던 역말 동쪽에 솟은 주성산을 둘러싼 석성이다. 창리에서 2.4km에 있으며 이웃에서도 성 이름을 몰라 성재라고만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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