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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석 시인,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출간

우연과 필연의 경계 넘나드는 60편 수록

  • 웹출고시간2015.08.04 18:46:07
  • 최종수정2015.08.04 18:46:12
[충북일보] "죽음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한다/ 그는 내 귀를 잘라 접시에 놓는다/ 나는 죽음의 코를 잘라 멕시코 고추 소스를 묻힌다/ 우리는 말이 없다 눈동자가 없다/ 메뉴판을 들고 웨이트리스가 온다/ 눈발이 그녀를 뛰따른다"<-'오래오래 레스토랑' 중>

시와 기하학을 접목해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함기석 시인이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민음사 출판)'를 펴냈다.

청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시인은 전작 '오렌지 기하학' 이후 3년 만에 시집을 선보인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15편씩 총 60편의 시가 수록됐다.

그동안 현실의 질서와 뚜렷이 변별되는 시적 상황을 제시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가 한층 모호한 상황을 제시한다.

"푸른 말이 끄는/ 푸른 마차를 타고/ 너에게로 간다/ 해를 싣고/ 달을 싣고/ 눈보라 치는 들을 지나/ 폭풍우 치는 밤을 지나/ 너에게로 간다"<-'약속' 중>

현실 내부에 공백이라는 사건을 기입해 시 그 에서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을 언어화하는 동시에 그 안에 '일상'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이질적인 세계를 슬쩍 끼워 넣는 모습을 보인다. '살모사 방정식', '함박눈 함수' 같은 제목들은 평범한 사물과 대상에 수학적 관념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초현실화 효과를 만들어 낸다.

고봉준 문학평론가는 "함 시인의 이전 시편들이 자연적 삶과 '시=언어'를 단절시키는 방향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그것들이 불연속적이거나 결코 무관한 관계가 아니며 수학적 관념을 통해 창조해 낸 초현실적 세계가 독자들에게 크고 작은 균열을 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양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함 시인은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해 박인환문학상, 눈높이 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뽈랑공원', '착란의 돌', '국어선생은 달팽이'와 동시집 '숫자벌레', 동화집 '상상력학교', '코도둑 비밀탐정대', '야호 수학이 좋아졌다', '황금비 수학동화' 등이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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