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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권력자 곁에는 항상 사람이 따르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제갈량으로 대표되는 현자들이 한 축을 이룬다. 또 다른 축은 중국 한나라 말기 영제(靈帝) 때 조정을 장악했던 십상시(十常侍)처럼 평소엔 굽실거리다 결정적 순간에 배신하고 권력을 찬탈하는 무리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두 부류 모두 평소엔 이웃이나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소설책에서 보여주듯 흑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도움이 될 조력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적재적소에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리더는 자신의 뜻을 키우고 국민의 안녕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될 인재를 가까이 했다.

아쉽게도 우리 현대 정치사는 씁쓸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신뢰한다던 조력자들이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법적 처벌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국정을 뒤흔든 '비선 잔혹사'가 넘쳐났다.

그 잔혹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정윤회씨를 비롯한 3명의 청와대 비서관들이 국정을 농단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권력싸움을 하다가 문건이 언론에 폭로되기에 이르렀다. 진위여부를 떠나 '문고리 권력'이란 신조어와 함께 중국 역사의 십상시가 대한민국에 환생한 듯하다.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역대 정부는 모두 한 차례 이상 비선 실세 논란을 겪었다. 논란은 모두 검찰 수사와 대통령의 최측근 또는 가족이 처벌을 받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이때마다 공직 기강 해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통령의 지지율도 폭락했다. 정식 지휘 계통이 아닌 비선 실세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국정 운영의 불투명성, 불합리성을 뜻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직전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민간인 사찰 문제로 '영포회'의 존재가 불거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노무현 정부 때도 형님이 말썽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는 '봉하대군'으로 불리며 인사 개입 의혹 등으로 주변에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김대중 정부와 김영삼 정부 때는 아들이 문제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 홍일·홍업·홍걸씨는 '홍삼 트리오'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소통령'으로 불리며 각 정부 실세로 통했다.

1987년 개헌 이후 처음 수립된 노태우 정부에서는 '6공의 황태자' 박철언씨를 중심으로 한 '월계수회'가 실세 중의 실세로 통했다. 박씨는 드라마 '모래시계'로 잘 알려진 1994년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다.

지방권력의 핵심인 자치단체장들도 예외는 아니다. 조력자의 역할에 따라 구설수에 오르내리곤 한다. 과거 충북지역 단체장들의 조력가로 분류되는 실세들의 전횡이 활개 쳤다. 지금도 그런 행태는 여전하다. 지자체의 여러 자리에 앉아서 또는 막후에서 호가호위하며 인사와 이권 개입, 기존 사업 뒤집기 등 횡포를 서슴지 않고 있다.

모 기초단체의 경우 단체장 측근 7인방이 군정을 전횡하고 있다는 설도 들려온다.

또 다른 자치단체의 경우 단체장 취임 직후 정책보좌관제를 신설해 특정인을 임명했다.

3개 체육단체 사무국장도 모두 단체장 선거캠프 출신들로 교체했다. 심지어 청원경찰을 공채하면서 단체장 선거캠프 운전사 출신을 24대1의 경쟁을 뚫고 합격시켰다.

모 지자체의 경우 단체장의 측근이 전·현직 맞고소 사건과 관련해 뜬소문을 퍼트려 물의를 빚었다. 단체장 핵심 측근 인사로 분류된 특정인의 시정 개입이 끊이질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논란의 핵심은 조력자의 정책방향 제시에 따른 혼란과 특혜 의혹, 인사·돈 문제 등에 방점이 찍힌다. 왜 문고리에서 권력이 나올까· 문을 열면 그 안에 최고의 권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아는 사람, 또 그 아는 사람이 아끼는 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앉힌다는 것이 얼마나 큰 리스크를 가진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적임자가 아닌데도 아는 인물이란 점 때문에 일을 맡겼다가 실패로 끝나면 지도층 자신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통을 더 가까이 해야

권력자는 진정한 쟁우(諍友:잘못을 말해주는 친구)를 가까이 해야 한다.

중국의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 후스(胡適)는 평생 최고 권력자인 장제스(蔣介石)의 쟁우였다. 후스는 장제스에게 쓴 소리가 담긴 책을 한권 건네며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후스는 장제스 철권통치 시절 언론의 자유를 누리며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장제스는 그의 날선 비판에 곤혹스러워 하기도 하고 때론 너무 화가 나 후스의 편지를 모두 찢어버리기도 했지만 평생 관계를 유지하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후스는 쟁우로 남고 싶다는 소신 때문에 장제스가 내민 자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재삼 간청해도 거절당하자 장제스는 "국가가 부득이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권하지도 않았다"며 밥 먹던 수저를 내동댕이치고 나가버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권력자를 따르는 참모 내지 서브 권력자들이 진정성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하면 공동체의 안녕을 보장받지 못한다. 되레 혼란과 행정력 낭비만을 부추길 뿐이다.

소통과 쓴소리를 낼 수 있는 지도층 측근조력자가 필요한 이유다. 권력자는 쓴소리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해선 안된다. 이는 한 공동체가 성공하는 길이고 자신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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