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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식

회남초 교장·아동문학가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으로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신현림 시인의 책 '아가야, 엄마는 너를 기다리며 시를 읽는다'에 옮겨 실은 다이아나 루먼스의 시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중 일부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족하는 일보다 후회하는 일이 더 많다. 그 중에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은 가슴 깊이 박혀 있는 후회이다. 다 이론으로는 알고 있지만 아이를 내 부속물인양 이끌고 나가려고 고삐를 당기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고삐 당기는 마부에게 순순히 끌려오는 말이 없다. 마지못해 끌려는 오지만 마음에 반항심이 일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루먼스는 통제하는 부모의 교육방식을 후회하고 있으며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적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또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겠노라 했다.

참으로 좋은 부모란 힘든 일이다. 누구나 아이를 잘 기르려고 하지만 아이와 부모간의 줄다리기 줄이 팽팽해지고 아이 쪽으로 끌려가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버리는 수도 있다.

어느 글쓰기 대회에서 초등학생이 쓴 글이라고 소개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난 커서 부자 되면 절대 엄마한테는 한 푼도 주지 않을 거야. 늘 나만 보면 공부해서 남 주냐며 엄마는 잔소리를 하신다. 다 너 잘 되라고 그러지 어디 나 좋자고 그러냐 하신다. 난 커서 훌륭한 사람 되면 그래서 돈을 많이 벌면 아빠에겐 국물도 없다고 미리 말을 해두었다. 아빠의 소원도 오직 내가 잘 되는 거란다. 국물은 하나도 필요 없단다'

초등학생의 귀여운 발상이다. 잔소리 많은 엄마를 생각하며, 잔소리는 엄마보다 덜하지만 자식 잘되길 바라는 아빠를 생각하며 쓴 글이 웃음 짓게 한다.

모든 부모가 오직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 무엇을 바라고 키우는 것이 아니다.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인성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공부에만 매달려 있다면 아이도 부모도 힘이 들 것이다.

우리 아이 다시 키운다면 고 작은 도토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도토리 속 큰 떡갈나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고, 밤하늘의 작은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혀주고, 더 많이 놀아주는 일을 하며 사랑스런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교사가 모범을 보이면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 배우고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잠재력을 발휘하는 아이로, 희망과 용기를 가진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국물은 하나도 필요 없다고 너만 잘되면 된다고 하기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국물이라도 나누어 줄 수 있게 키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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