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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도시 정체성 찾자 (충북논단, 7월14일자) 임 병 무 논설위원

한범덕 청주시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고 하드웨어(SOC)부문보다 문화·복지 등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옛 국정원자리에 복합문화센터 건립, 청주읍성 복원 장기 마스터플랜 구상, 청원군청과 중앙공원 일대를 묶어 '센트럴 파크'를 조성하여 365일 문화행사가 열리는 품격 있는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민선 5기의 시정방침을 밝혔다.

한 시장의 여러 시정방침 중 청주읍성 복원, '센트럴 파크'조성에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은 청주의 정체성을 찾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지만 개발 일변도의 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린데다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이 엄청났기 때문에 역대 시장 그 누구도 손을 못 댔다.

경제가 어렵더라도 이 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역사도시 청주를 찾아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청주를 '천년고도'라고 하며 역사도시임을 자랑한다. 통일신라시대 구주5소경의 하나인 서원경(西原京)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도다이 사(東大寺) 쇼소인(正倉院)에서 발견된 '신라촌락문서'에는 서원경의 현황이 잘 적혀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도시를 단박에 입증하는 사적, 유물은 그리 많지 않다. 외지에서 온 탐방객에게 청주가 역사도시임을 설명하는 데에는 진땀을 흘려야 한다. 뭐가 역사도시냐고 물으면 대답이 곤궁하다. 흥덕사지 및 상당산성, 용두사지철당간을 돌고나면 더 이상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만약 청주읍성이 그냥 있었다면, 그리고 그 안에 청주목 동헌과 충청병영을 재현하는 관아공원이 있었다면 외지인에게 식은땀을 흘리지 않고 역사도시 청주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아니,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탐방객이 금세 피부로, 오관으로 느낄 것이다.

청주읍성과 청주목 관아 및 충청병영을 1백% 복원할 수는 없지만 의지만 있다면 원형에 근접하게 재현할 수 있다. 청주·청원만 통합된다면 청원군 청사에 가려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청주목 동헌인 청녕각(淸寧閣)을 살려내 중앙공원과 연계시킬 수 있다. 관아 공원 조성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부지매입이 저절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청주읍성도를 보면 읍성 안에 청주목과 충청병영의 배치모습을 확연히 알 수 있다. 현재 속칭 족발골목으로 불리는 경계선 북쪽으로는 청주목이 위치해 있고, 남쪽으로는 충청병영이 있다. 쉽게 말해서 청원군청이 있는 자리가 청주목이고 현 중앙공원이 충청병영 자리다.

청주목과 충청병영 사이에 있는 관공서 및 상가만 매입하면 1세기나 이별해 있던 두 구역을 한데로 묶을 수 있다. 더욱이 청주·청원 통합 논의가 무륵 익어가는 호재를 만났으므로 관아공원의 조성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일제가 헐은 청주읍성을 그대로 복원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4대문 정도라도 복원해야 역사도시 청주가 산다. 청남문(淸南門·남문), 벽인문(闢寅門·동문), 청추문(淸秋門·서문), 현무문(玄武門·북문) 등 4대문을 복원하면 청주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성벽 복원은 매우 어려우나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이미지 처리 방식을 연구해 봐야 한다.

전라북도의 고도로 불리는 전주는 풍남문, 경기전 등이 남아 있어 고도로서의 정취가 살아 숨쉰다. 게다가 풍남문 인근에 한옥촌을 만들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황손 이석 씨와 함께하는 역사체험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한옥촌에는 술 박물관도 있고 전통공예에 관한 겪을 거리가 즐비하다.

청주문화의 1번지인 중앙공원은 청주·청원의 노인층이 몰려들면서 노년층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으나 음주, 화투, 윷놀이에다 매매춘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판이다. 청주 역사의 뿌리인 중앙공원이 청소년 탈선의 온상 또는 도박 등으로 얼룩져서야 되겠는가. 한범덕 시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여 그 누구보다 향토사의 중요성, 청주역사 정체성의 자리매김을 절절이 느낄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완성해도 큰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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