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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차 지난 달 일본의 '오타루시'(市)등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체계적이고 영구적으로 보전하고 있는 문화 선진국인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오타루시는 지난 1995년 한국에서 상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도시다. 지금도 영화의 촬영지등을 주제로 한 테마관광이 시 관광산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관광객 찾는 '오타루운하'

오타루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해안 도시다.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族) 말로 '모래가 많은 바닷가'라는 '오타루나이'에서 나온 지명이다.

오타루는 100여년 전부터 홋카이도의 관문으로 통했다. 천연항만이 있어 홋카이도 지역에서는 하코다테 다음으로 중요한 항구로, 이같은 여건상 금융가와 무역상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홋카이도의 월가'로 자리잡으며 국제무역항으로 이름이 높았다.

오타루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부흥했던 '청어(靑魚)의 도시'이자 홋카이도의 석탄을 실어나르던 '석탄의 무역항'으로 유명했다. 홋카이도의 각종 해산물과 농산업물들이 집중되는 물류거점 도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이다.

이같은 오타루는 그 독특한 역사를 대변하는 '랜드마크'를 갖고 있다. 바로 오타루운하다. 오타루운하는 내륙과의 연계를 목적으로 하는 운하가 아니라 물류를 하역하던 배들이 머물고 통과하던 '물류하역용 시설'이다.

또한 오타루운하 주변의 창고들은 미곡과 해산물을 보관하던 창고이자 점포들이다. 무역이 흥하던 시기에 부족한 용지 확보를 위해 북측 해안을 매립하게 됐고 해안과 매립지 사이 공간에 각종 화물을 하역하고 수송하기 위한 폭 40m(수심 2.4m, 길이 1천324m)의 수로를 남겨놓게 된다. 이것이 오타루 운하의 시작이다. 1923년의 일이었다.

청어등 수산물 교류가 번성했던 시절에는 짐을 싣고 내리던 나룻배로 가득했던 운하는 시간이 흐르면서 도시의 쇠락과 함께 그 이용도도 낮아진다.

매립과 함께 창고가 철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1983년 오타루시는 운하보전을 위해 '역사적 건축물 및 경관지구 보전 조례'를 제정하면서 운하의 절반 정도가 남아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오타루운하와 창고 건물등이 근대유산 지정과 함께 보전돼 지금은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와 함께 오타루시의 관광산업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붉은 벽돌의 옛 창고 건물들은 멋진 레스토랑과 음식점으로 개조돼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오타루시 관계자는 "효용이 다해 철거될 위기에 처했던 운하와 창고들이 시민들의 건의등으로 지금은 훌륭한 오타루의 명물이 되었다"고 전했다.

부러운 '시민예술촌'

오타루와 함께 지역의 근대유산을 훌륭히 보전하고 이를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처로 변모시킨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가나자와시의 시민예술촌이다.

가나자와市는 메이지유신 직후까지 일본 5대 도시의 하나로 꼽혔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않아 옛 거리나 주택 등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일본 내에서도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로 평가받고 있는다.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은 1910년대 설립돼 운영돼다 문을 닫은 방직공장을 시에서 사들여 지난 1996년 개관했다.

시민예술촌의 규모는 9만7천㎡. 시내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며 지난 10여년간 24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이다. '누구든, 언제든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시민예술촌의 컨셉트. 이같은 컨셉트에 따라 연중무휴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하고 있으며 드라마·뮤직·아트·멀티공방 등 4개의 공방과 오픈스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이용료 또한 매우 저렴하다. 6시간을 기준으로 520엔~1천50엔. 우리돈으로 7천원에서 1만5천원이다.

10여년째 시민예술촌을 맡아 운영하고있는 요시카와 촌장은 "가치를 모른채 허물어질뻔했던 과거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해 지금 시민예술촌은 지역예술의 거점으로 통한다"며 "주민의 문화향수권을 보호하는 지역문화예술의 창작공간이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공간"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과거 대농의 방직공장들이 주저없이 헐리고, 초대 도의회 의사당으로 쓰였다는 청주의 한 초등학교 강당역시 어떤 고민도 없이 현대식건물로 바뀌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내덕동 연초제조창 건물도 우리 지역의 자랑스런 근대유산이지만 이 또한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게 현실.

소중한 우리의 근대문화유산들에 대한 조그만 관심과 배려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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