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아오를 날 기다렸는데…"

법원 강제집행에 한성항공 직원들 눈시울 붉혀

2009.09.28 19:11:03

한성항공 전 예약팀장이었던 김재준 씨가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철거된 회사 간판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김규철 기자
"쿵쾅쿵쾅" "우지끈"

이곳저곳에서 망치질 하는 소리와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28일 오전 10시께,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을 의뢰받은 용역회사 직원들이 청주국제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3층의 한성항공 사무실에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50여명으로 이뤄진 용역회사 관계자들은 책상, 책장, 의자 등 1천만원 상당의 사무집기를 청주국제공항 동쪽에 있는 한국공항공사 창고로 옮기는 작업을 펼쳤다.

이들이 이날 옮긴 한성항공 소유의 사무집기는 5t 트럭으로 13대 분량.

용역회사 직원들은 땀을 흘리며 사무집기를 옮기는 작업을 했지만 한성항공 관계자 10여명도 눈물로 자식같은 사무집기를 보내야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재준(38) 전 한성항공 예약팀장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업회생절차개시가 결정돼 이제 다시 날개를 펼치려 하는데…"라며 굵은 눈물 방울을 떨어뜨렸다.

한성항공 전 예약팀장이었던 김재준 씨가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철거된 회사 집기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김규철 기자
김 씨는 "조종사와 정비사, 운항관리사 등 60여명의 퇴직 직원들이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회사(한성항공)의 재기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며 "지난 23일의 항공기 반환작업에도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등 회사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면목은 없지만 지금까지 (한국공항공사가)기다려줬고 이제 법원에서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떼는 마당인데 강제집행을 한 것은 당황스런 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자체마다 인구를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한성항공의 대부분 직원들은 서울에서 살다가 가족들과 함께 청주로 이사를 와서 청주시민이 됐다"는 김 씨는 "청주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데 일할 곳이 없어져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할 판"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씨는 "한성항공은 그동안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등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도 기여해 왔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회생전환점이 되는 시점인 지금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한성항공을 인수할 예정인 서울의 모 기업체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개시를 위한 공탁금을 납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가 결정되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향후 충북의 날개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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