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이자카야 '오지상'을 운영 중인 신경호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젊을 때부터 몸 쓰는 일이 편했어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를 일이죠. (웃음) 무엇보다 일하면서 땀나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신기해요. 더워서 흘리는 땀은 정말 싫거든요. 성분이야 같겠지만, 뭐라고 할까. 향기부터 다른 느낌?”
“이 일을 시작했던 나이가 사실 늦은 편이에요. 관련 일을 배우면서 제 호칭은 ‘아저씨’로 통했죠. 처음엔 좀 낯설었지만 듣다보니 정겹더라고요. 그래서 가게 이름도 ‘아저씨’가 된 거죠. 그래도 가끔 후회가 돼요. 이 일을 좀 더 어렸을 때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많은 게 달라졌겠죠. 최소한 가게 이름만큼은. (웃음)”
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이자카야 '오지상'을 운영 중인 신경호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전엔 보안업체에서 근무했어요. 그런데 보안관련 업무 보단 흥신소에서나 할 법한 일들이 주어졌죠. 불안하더라고요. 게다가 같은 직종 선배들도 한직으로 밀려나는 걸 직접 보면서 노후가 걱정되기 시작했죠. 고민했어요. 과연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답은 바로 ‘회’였어요. 그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면 일흔이 넘어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느덧 이자카야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술을 전혀 못하는 터라 그런 쪽으론 문외한이었지만, 생선을 다루는 게 좀 익숙해지면서 점점 관심을 갖게 됐죠. 어둡고 조용하지만 답답하지 않은 느낌. 이국적인 분위기 속 아기자기한 상차림. 그런 것들이 좋았어요. 서울에 올라가 내로라하는 이자카야는 죄다 가봤어요. 막상 맛있는 집은 몇 개 없었지만,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익혀 왔죠.”
“석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에 오시는 여자 손님이 있었어요. 무슨 사연인가 싶었죠. 더욱 놀라웠던 건 그분은 술을 입에 대지도 못한다는 사실이었죠. 설마 내게 호감이라도 있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그 분 일행이 제게 명함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망설였어요. 사적으로 손님과 연락하지 않는 게 제 신조였으니까요. 하지만 제 손은 벌써 명함을 건네고 있더라고요.(웃음) 매일같이 그녀를 보다 보니 저 역시 그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지금은 잘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사귀고 나니까 그녀는 가게에 발걸음을 끊더라고요. 여자친구는 얻었지만 단골을 잃은 셈이죠. (한숨)”
/김지훈·김희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