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모충동 '정글정키스'

2015.11.14 13:53:54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모충동에 위치한 수제버거·수제맥주 전문점 '정글정키스'를 운영 중인 김우진·이태경·이관호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68. 청주 모충동 '정글정키스' 김우진·이태경·이관호 대표

청주 모충동에 위치한 수제버거·수제맥주 전문점 '정글정키스'를 운영중인 김우진(모자) 이태경(안경) 이관호(넥타이) 대표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우진 “이곳은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다 인수한 등갈비 가게였어요. 그런데 치즈등갈비 바람이 불더라고요. 물량 공급에 차질이 일어났죠. 고정 고객도 뚝 떨어졌고. 결국 의욕을 잃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손을 내밀었어요. 당시 커피숍을 운영하던 이 친구들에게요. 엄연히 말하자면 친구가 아닌 군대 후임이었지만... (콜록)”

관호 “사실 커피숍을 접을까 했어요. 취업이 낫겠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친!구! 꼬임에 넘어간 거죠. 전 이 가게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태경 “수제 맥주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그와 어울리는 안주를 떠올렸고요. 결국 수제 버거에 꽃혀버린 거죠. 맞아요. 옆길로 샌 거죠. 하지만 전 맛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한 번 먹은 음식은 어떤 식재료와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분해할 수 있는 절대 능력인 거죠.”

청주 모충동에 위치한 수제버거·수제맥주 전문점 '정글정키스'를 운영중인 김우진(모자) 이태경(안경) 이관호(넥타이) 대표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우진 “군입대 전까진 마술사였어요. 가끔 가게에서 이벤트로 소소한 공연을 하고 있죠. 물론, 여성분 앞에서 공연하는 걸 즐겨합니다. 남성분들은 보통 눈에 불을 켜고 트릭을 찾아내려 들거든요.”

태경 “자이언티 닮았다는 얘길 자주 들어요. 부인했었죠. 요즘엔 일부러 자이언티 노래를 찾아 틀고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웃음) 여태 잘생겼단 소릴 들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요즘은 확실히 뭔가 달라졌어요. 주변 여성들의 눈빛이 예전 같지가 않거든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자라나고 있고요. 나 같은 얼굴도 어필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는 거죠. (웃음)”

관호 “어르신들은 보통 국산 병맥주만 찾으세요. 수제 맥주를 권해드리면 ‘에이 뭐 그런 걸’ 하며 거절을 하시죠. 그래도 어떻게 한번 맛을 보시면 또 다시 그것을 찾으시고, 그에 걸맞는 수제 버거를 즐기러 오세요. 참 뿌듯하죠. 새로운 식문화로 동네 어르신들과 소통한 느낌이 드니까요. 작지만 이런 게 세대교감이 아닐까요?”

청주 모충동에 위치한 수제버거·수제맥주 전문점 '정글정키스'를 운영중인 김우진(모자) 이태경(안경) 이관호(넥타이) 대표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우진 “손님 중 기타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요. 손님이 없을 땐 그 친구 덕에 저희만의 콘서트가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해요. (웃음) ‘주크박스’라고 부를 정도로 레파토리가 많아 질리지도 않아요. 참, 고마워요. 손님으로 시작했지만 가게 식구 같은 존재가 되어줬으니까요.”
태경 “고건축 일을 하시는 아저씨 뻘 단골분이 계세요. 한 번 오시면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세대차이가 전혀 안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아, 참. 이 분은 생활한복을 즐겨 입으세요. 대화할 때 외래어 사용하는 걸 아주 싫어하시는 경향이 있고요. 항상 우리말로 바꿔서 설명해 주시죠. 그때 전 그분이 언제나 받쳐 입으시는 영문 티셔츠를 의도적으로 응시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관호 “(이태경)은 지나친 급진주의자에요. 창의적인 만큼 일은 잘 벌리지만, 뒷수습은 언제나 제 몫이 돼요. (김우진)은 너무 차분해요. 제가 지적을 하면 재빠른 인정으로 당황스럽게 만들죠. 둘의 공통점은 제 말을 참 안 듣는다는 거.”
우진 “사실 맞는 말이에요. 그게 빠른 인정으로 이어지는 이유고요. 그래도 잔소리 열에 한 가지 정돈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려요. 사실 군대에서는 몰랐어요. 저 후임이 이렇게 완벽주의자일 줄은.”
태경 “너 10개 들으면 10개 다 잊어버려.”
우진 “아 그래? 그럼 10갠가 보다.”
관호 “군대에선 아주 크고 위대해보였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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