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봉명동 '무명'

2016.11.04 10:3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봉명동에 위치한 카페&펍 '무명'을 운영 중인 김건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50. 청주 봉명동 '무명' 김건일 대표

청주 봉명동에 위치한 카페&펍 '무명'을 운영 중인 김건일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우연히 봤던 작품을 보고 언젠간 해보고싶다고 생각했어요. 온통 흰 벽에 아주 커다란 달 사진만 덩그러니 띄워둔 작품이었어요. 처음엔 가게 벽에 프로젝터로 달을 쐈어요. 3일쯤 달을 띄웠더니 친구가 요일에 맞게 행성을 바꾸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반응은 뜨거웠어요. 작은 발상이 가게의 시그니처가 된거죠.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퍼져나가는 광고 효과는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오픈 1주일 만에 손님들이 줄을 섰으니까요. 택시기사님들이 무명을 알게 됐고요. 그런데 매일 바뀌는 행성이 색깔만 다른 달인줄 아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웃음)”

“매사에 주도면밀한 스타일이에요. 이 가게를 만들면서 설계 도면이 없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만 이 공간엔 허투루 있는 장치가 없어요. 조명이나 거울 뿐아니라 테이블 유리며, 전시된 작품들까지 시선과 각도를 모두 계산했거든요. 어느 곳에 앉더라도 새로운 시선이 다양하게 머물 수 있도록요. 결혼도 철저히 계획했어요. 1년쯤 만났을 때 결심이 섰고, 2년간 돈을 모아 결혼했어요. 원룸에서 투룸, 투룸에서 아파트로 차근차근 늘려가는 중이고요. 1년의 신혼을 즐기고 지금 두 아이의 부모가 된 것까지 최적의 루트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직원들과 같은 옷을 맞춰입고 솔선수범해서 궂은 일을 하려고해요.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거든요. 가끔 어르신들이 사장이 누구냐고 물으시면 사장님은 잘 안나온다고 얘기하곤 하죠.(웃음) 이전 가게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젊은 사장’이라는 타이틀에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다는 거였거든요. 늘 편하게 지내는 직원들에게 사장이 되는 순간은 잔소리를 할 때예요. 작정만 하면 3시간쯤 폭풍 잔소리를 쏟아붓는 건 일도 아니거든요. 말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줄이고 줄여도 3시간은 너끈해요. ”

청주 봉명동에 위치한 카페&펍 '무명'을 운영 중인 김건일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무용을 했던 친구와 함께하려 했던 가게였어요. 무용이 뛰어나 알려진 이름이라는 뜻의 ‘舞名’이라 이름지으려 했죠.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했던 가족같은 친구였는데 가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함께하기로 했던 이 공간 한 켠에 그의 자리를 마련했어요. 혼자 그 앞에 앉아서 푸념을 하기도 하고 반성을 하기도 해요. 모든 상황이 잘 풀려서 가장 기쁜 지금 이 순간이 완전할 수 없는 건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죠. 그 친구가 없는 지금은 ‘無名’이니까요. ”

“최고의 무역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꿈과 목표는 다른 거라고들 하지만 제 꿈은 곧 제 목표고 미래예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유통 과정 하나만 건드려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겼거든요. 그런 작은 단위의 기쁨에서 규모를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가게에 대해서는 커피와 펍에서 레스토랑으로 확장하는게 목표고 이후에는 사업을 하게 될 거예요. ”

/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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