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사창동 '쉼표'

2016.01.29 10:42:16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멀티카페 '쉼표'를 운영 중인 김학광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00. 청주 사창동 '쉼표' 김학광 대표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멀티카페 '쉼표'를 운영 중인 김학광 대표가 자신의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꼰대’는 되기 싫더라고요. 가게가 대학가에 위치해서 그런지 나름대로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세대차이를 느낀 적이 없으니까요. 가끔 단체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듣도 보도 못한 술게임들만 제외하면요. (웃음)"

“브런치 카페를 하고 싶었어요.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나 프랜치 토스트 같은 간단한 서양음식에 자신 있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가게를 차려놓고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더라고요. 손님들이 원하는 술과 안주도 팔게 됐죠. 그래서 가게 컨셉을 멀티 카페로 바꿨습니다.”

“가게를 인수하면서 저만의 색을 입히고 싶었죠. 하지만 쉼표라는 가게 이름은 맘에 쏙 들더라고요. 쉬었다 가는 편안한 느낌이잖아요.”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멀티카페 '쉼표'를 운영 중인 김학광 대표가 자신의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가게가 대학가에 있다는 건 축복이에요. 계절마다 다른 마음을 가질 수 있거든요. 개강시즌엔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제 몸과 맘이 들떠요. 꼰대가 되고 싶어도 그럴 틈이 없죠. 그러다 방학이 되면 차분해져요. 무언가를 정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요.”

“가게 홀 중간은 투명한 유리벽으로 나눠져 있어요. 벽 사이로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훤히 보이는 구조죠. 그런 점이 손님들에겐 불편할 수 있겠다 싶어서 지그재그로 배치했고요. 그런데 기우였어요. 특히 여자분들은 그 자릴 선호하시더라고요. 게다가 예쁜 분들이 주로 앉는 걸 보면 뭔가 자신감을 표현할 수 있는 유니크한 공간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금방 싫증을 내는 성격같아요. 음악을 듣다 알게 된 사실인데, 한 노래에 꽃혀 반복해서 듣다 보면 다시 듣기 싫어질 정도로 질려버리더라고요. 가게에서 트는 음악은 손님들을 위해 다양하게 준비하는데 가끔 질려버린 그 노래가 나오면 망설여져요. 당장 꺼버리고 싶은데 듣고 계신 분이 계시니 괴로워지는 거죠. 그땐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을 되뇌면서 그 노랠 애써 외면해요. 아주 효과가 있더라고요.”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멀티카페 '쉼표'를 운영 중인 김학광 대표가 자신의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생각은 빠른데 말이 좀 느린 편이에요. 대학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청주 사람은 원래 말이 느리냐’였을 만큼. 학교 생활 초창기는 그 질문에 친절히 대꾸하느라 시간을 다 보낼 지경이었어요. 청주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라고요. 게다가 말이 느려서 얻는 장점도 쏠쏠하다고요. 물론 저도 놀랄 만큼의 빠른 말이 나올 때가 있어요. 1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일인데 랩퍼라도 된 듯 흥분하면서 쏟아져 나와요. 그땐 왠지 뿌듯해요.”

“선천적으로 긍정적인 성격이 아니예요. 말하자면 무수한 훈련으로 만들어낸 긍정형 인간이죠. 예전엔 힘든 일이 생기면 실제 벌어진 일의 규모보다 훨씬 더 힘들어했어요. 심리적으로 내가 나를 더 괴롭힌 거죠. 몇 번의 그런 일들을 겪다보니 참 어리석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쩔 수 없는 걸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는 순간,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괜찮아지더라고요.”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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