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징마크' 논란 재점화

집행부 여야 합의 이행 놓고 의회 파행
與 "영문혼합 CI사용은 분란 자초한 것"
野 "안타까운 일… 신뢰 무너졌다"

2015.10.21 19:04:06

[충북일보=청주] 청주시 상징마크(CI)를 둘러싸고 청주시의회가 또다시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21일 오전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청주시 CI재검토 결과 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원이 불참해 반쪽짜리 설명회장이 되고 말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지한(왼쪽) 의원이 불참 의사를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안순자기자
행정구역 통합 전 청주와 청원에서 각각 사용하던 CI를 새로 만들어 도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CI개발을 놓고 5개월째 찬반논란이 이어지면서 청주시정도 멈춰있다.

시의회는 21일 13회 임시회를 개회한 첫날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임시회 본회의에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남일현·최충진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집행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었다.

남일현 의원은 "여·야 합의로 CI 재검토안을 집행부에 권고했음에도 그동안 집행부가 보여준 CI에 대한 재검토는 화합과 상생이 아닌 기존 CI를 포장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며 "CI가 정쟁에 휩싸여 소모적인 논쟁으로 현재까지 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충진 의원은 "시의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것은 씨앗 모양의 CI 골격을 그대로 둔 채 부분적인 보완이나 수정이 아니다"라며 "청주시의 상징성을 제대로 담아내고 디자인의 완결성을 높인 CI를 만들 수 있도록 원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분 자유발언이 끝난 후 같은 당 김기동 부의장은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병국 의장이 규정에 없다며 이를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생기면서 한때 본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김기동 부의장은 " CI 재검토를 집행부에 맡기기로 했던 것은 좀 더 알찬 상징물을 만들기 위한 여야의 약속이었다"며 "의회와 시 집행부 사이의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여야 신경전을 반영하듯 본회의가 끝난 뒤 전체의원 38명을 대상으로 집행부가 마련한 청주시 CI재검토 결과 보고회는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21명만이 참석하는 반쪽짜리 설명회로 전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집행부에 CI에 대한 재검토를 권고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보고토록 요구한 것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설명회를 보이콧 했다.

이들은 "집행부가 문제가 된 볍씨 모양의 CI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이번 회기에 제출했다. 의안 상정 전 설명회를 열었어야 했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CI 재검토에 대한 집행부의 태도는 여당 의원들도 문제 삼았다.

설명회에서 황영호 의원은 "지난 5월 CI관련 조례를 가결했을 때는 영문이 포함되지 않았었다"며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영문이 포함된 CI가 혼용됐다. 집행부가 분란의 소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순자 의원도 거들었다. 맹 의원은 "오늘 CI재검토 결과 보고를 갖고 왔는데 이건 결과보고가 아니라 통보"라며 "여기까지 오지 않아야 할 문제를 집행부가 자초했다. 집행부가 일반 시민에게 과정과 절차, 기한을 지키라고 하면서 왜 지키지 않느냐"며 따졌다.

CI를 둘러싼 논란이 5개월째 이어지자 시민들은 명분만큼 민생도 챙겨할 할 때라며 집행부와 여야 의원들의 통 큰 결단을 주문했다.

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11월24일~12월1일)를 제외하면 오는 27일까지 13회 임시회와 내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처리를 앞둔 2차 정례회(11월20일~12월21일 )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민 박 모씨는 "지금은 통합 청주시의 기틀을 다져야 할 중요한 시기로 통합 시청사 건립 방안 등 현안이 수두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CI 논란을 이어온 것 외에 청주시와 시의회가 한 일이 뭐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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