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을 동반한 제16호 태풍 '산바'가 경남 남해에 상륙하면서 영동지역 과수재배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큰 피해를 봤던 농민들은 17일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농경지에 나와 배수로를 점검하고 과수를 지주에 고정하면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일부 농가는 덜 익은 사과·배를 미리 수확하고, 미처 수확하지 못한 과일이 매달린 나뭇가지는 지주에 붙잡아 매는 등 태풍 대비를 강화한 상태다.
그러나 태풍 '산바'가 초속 30m의 강풍을 동반하고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에서 1만4천㎡의 배 농사를 짓는 김기열(49)씨는 "지난달 태풍으로 낙과된 배조차 모두 수거하지 못했는데, 또다시 강력한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 걱정"이라며 "이러다가 올해 농사를 아예 망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이라고 하소연했다.
충북에서는 태풍 '볼라벤'·'덴빈'으로 2천127.3㏊의 농경지에서 과일이 떨어지거나 벼·수수 등이 쓰러지는 피해가 났다.
또 비닐하우스 459채(21.4㏊)가 무너지거나 강풍에 찢겼고, 인삼재배시설 230.6㏊도 주저앉았다.
영동군 관계자는 "태풍피해를 줄이려면 과수는 지주에 단단히 고정하고, 비닐하우스는 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폐하는 게 좋다"며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탄저병·역병 등이 번지지 않도록 방제에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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