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행복 - 괴산 조손가정 12살 수정이

태어나자마자 부모잃어…기초수급 빠듯한 생활

2011.08.21 18:39:07


오늘도 수정이(여·12·괴산 칠성초 5)는 학교 운동장을 뛴다. 이유는 없다. 그저 뜀박질을 하고 땀을 흘리고 나면 즐겁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장옥현·57), 할머니(황현숙·55)와 사는 수정이는 아빠, 엄마 얼굴을 그릴 수가 없다.

아빠는 수정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교통사고로, 엄마는 수정이를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유아기 시절만 해도 수정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넉넉지는 않았지만 다복한 생활을 보냈다. 그러다 장씨가 지난 2002년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다니던 직장(괴산군 칠성면 환경미화원)을 그만뒀다.

이후 장씨의 병원비와 재직 시절 대출 받은 금액을 상환하다보니 살림살이는 점점 어려워졌다. 급기야 지난 2009년 파산신고를 하게 된다.

작년에 와서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됐다. 월 20여만원과 장애인 수당 등 40여만원을 보조받았다. 여기에 할머니가 조금씩 버는 미용실 수입을 보탰지만 살림살이는 여전히 힘들었다.


열두 살 수정이는 학원에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 집안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엄마' 노릇까지 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두 살, 네 살배기 사촌동생까지 돌본다.

수정이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교사나 체육 지도자를 하고 싶어 한다. "공부랑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꼭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하거든요. 절 위해 고생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효도해야 하니깐."

수정이는 자신의 할머니가 '효부상'을 3번이나 받았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그래서 효도가 몸에 배어 있다.

수정이 담임교사는 "수정이는 아빠, 엄마가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밝고 명랑하다"며 "친구들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고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남들처럼 잘 해주지 못해 어린 것에게 늘 미안하다"며 "부디 지금처럼 건강하고 밝게 자라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괴산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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