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행복 - PD가 되고픈 12살 김상진 군

지방종으로 걷기도 힘들지만 꿈향해 '오뚝'
세살때부터 4차례 수술…엄마도 뇌경색 투병중

2011.06.29 20:00:10

뙤약볕 아래 143㎝, 77㎏의 남학생이 운동장을 걷고 있다. '절뚝절뚝'. 한 발짝을 뗄 때마다 미간이 찌그러진다.

'획'. 축구공이 지나갔다. 또래학생 20명이 우르르 뛰어간다. 공 하나를 차지하려고 '용'을 쓰는 모습이 부럽다.

143㎝ 77㎏, 기형적 체형의 초등학교 5학년. 진천 옥동초 김상진(12·진천군 덕산면)군은 축구를 할 수 없는 '지방종' 환자다. 배와 한쪽 다리가 툭하면 부어오르는 병이다.

지방종을 앓고 있는 진천 옥동초 김상진군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쪽 다리가 붇기 시작하면 다른 쪽 다리보다 3배는 커진다. 축구는커녕 걷기도 힘들다.

세 살 때부터 4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크게 호전되지는 않고 있다. 특별한 약 없이 주기적인 진료와 수술, 채소 위주의 식사, 규칙적 운동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다. 지난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엄마는 자기 몸 돌보기도 벅차다.

낮 동안 아빠와 형, 누나는 집에 없다. 두 모자의 병원비를 대려면 하루 종일 돈을 벌어야 한다.

학교 수업이 끝난 상진이가 집으로 간다. 역시나 절뚝거린다. "엄마, 나 왔어. 배고프지?" 아픈 상진이가 아픈 엄마에게 '빵'을 내민다. 또 학교 간식을 먹지 않고 싸온 모양이다.

상진이가 둘의 점심을 차려왔다. 늘 그래왔듯 '라면'이다.

허겁지겁 면발을 입에 넣던 상진이가 엄마를 보며 씩 웃는다. '어서 드시라'는 신호다.

설거지를 마친 상진이가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 "동네를 돌고 오겠다"고 했다. 저 어린 나이에 건강해져보겠다고 애쓰는 상진이가 안쓰럽다.

"저 녀석, 또 수술을 받아야 한대요. 생활비도 넉넉지 않아 라면만 먹이고 있는데…. 어쩌죠?" 아픈 엄마가, 아픈 아들을 걱정한다.

집안 사정을 잘 모르는 상진이가 절뚝거리며 들어왔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조금만 더 운동하면 축구도 할 수 있겠다"는 말에 "헤헤" 웃는다.

상진이가 숨겨 놨던 '꿈'을 털어 놓았다. "방송국 PD가 되고 싶어요.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 거예요.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도와줄 테니깐."

진천 / 김요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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