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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블록 따라갔더니 찻길 한복판… "재정비 시급"

시각장애인 보행 돕는 점자블록, 되레 도로 위 '지뢰밭'
시, 2018년 실태조사 벌였지만 4년 지나도록 미흡·부적합
"점자블록조차 못 미더우니 집 밖 나갈 엄두 못 내"

  • 웹출고시간2022.12.18 16:08:05
  • 최종수정2022.12.18 16:08:05

청주시 일원에 설치된 일부 점자블럭이 잘못 설치돼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상당구의 한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럭이 차도를 향하고(오른쪽) 있어 시각 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보행 동선을 유도하는 점자블럭은 횡단방향과 일직선이 되도록 설치(왼쪽)해야 한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시각장애인의 길잡이가 돼야 할 점자블록이 오히려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청주시 각 구청이 점자블록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걸 알면서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비를 미루고 있어서다.

15일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과 상당구 영동의 한 횡단보도 앞에는 시각장애인의 보행 동선을 유도하는 선형블록이 차도를 향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에 의지해 길을 건넌다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구조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해당 점자블록은 횡단보도의 횡단방향과 일치되게 설치돼야 한다.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 설치 예시.

ⓒ 보건복지부
당장에 미흡한 점자블록을 개선해야 할 청주시의 임시청사 앞도 총체적 난국이다.

점자블록은 횡단보도 양단과 볼라드(차량 진입억제용 말뚝) 전면에 설치돼야 하나 청사 앞 도로에서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가로수와 화단, 무단 주·정차된 전동 킥보드 등이 보행로를 가로막고 있기도 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8~2020년 3년간 접수한 점자블록 관련 민원은 2천847건에 달한다.

이는 그 직전 3년간 접수한 민원보다 1.7배 늘어난 수치로, 미흡한 점자블록 관리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걸 짐작게 한다.

민원 내용은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 재설치 요구 △다른 시설물이 점자블록을 침범 △점자블록 파손·훼손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에 신규 설치 요구 등이다.

청주시청 임시청사 앞. 횡단보도 양단과 볼라드(차량 진입억제용 말뚝) 전면에 점자블록이 설치돼야 하지만 관련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무단 주·정차된 킥보드와 가로수, 화단 등이 보행로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 김민기자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A(29)씨는 "점자블록을 짚어가며 걷다 보면 간혹 엉뚱한 길로 새거나 불특정 장애물에 부딪칠 때가 있다"며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한 점자블록조차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없으니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라고 밝혔다.

한진수 충북시각장애인연합회 청주지회장은 "시각장애인이 흰 지팡이를 짚고 초행길을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며 "주로 익숙한 길로만 다니는데도 늘 위험이 상주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의 예산 문제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킥보드, 볼라드 등 점자블록 위에 놓인 장애물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언제 한 번 전수조사라도 벌여서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한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이 차도를 향하고 있어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 김민기자
시는 지난 2018년 한 차례 점자블록 실태조사를 벌인 후 구획을 정해 순차적으로 정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태조사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부적합한 점자블록이 청주시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부 구는 올해 점자블록에 책정된 예산을 모두 소진해 이달 중으로 관련 민원을 접수하더라도 내년에야 정비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2018년도에 점자블록 실태조사를 한 뒤 매년 5억 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해서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며 "각 구청과 긴밀히 소통해서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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