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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 여중생 사망 100일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19일 청주 성안길서 '여중생 100일 추모제' 개최
김수민 위원장 "제도권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아"
김석민 회장 "친족 간 성범죄 특수성 이해 못해 법 개정 차질"
여중생 아버지 "이 세상 바뀔 것 같지 않아, 정의 바로 서야"

  • 웹출고시간2021.08.19 21:52:53
  • 최종수정2021.08.20 08:25:37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오창 여중생들이 숨진 지 100일째 되는 19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피해 여중생의 아버지가 눈시울을 붉히며 헌화를 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여중생들이 세상을 떠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세상은 그대로다."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여중생 2명이 숨진 지 100일째 되는 19일, 그동안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온 유족과 각계 인사들은 "바뀐 게 없다"며 이같이 성토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친구사이인 여중생 A양과 B양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양은 A양의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며 지난 2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린 상태였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의붓딸인 A양도 성범죄 피해를 당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로부터 100일이 지났다.

김수민 국민의힘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이 19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오창 여중생 100일 추모제에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기자
19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여중생 100일 추모제'에 참석한 김수민 국민의힘 청주청원당협위원장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일에 대해 책임과 권한이 있는 지역사회 내 어떤 기관도 움직이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사건 9일이 지나서야 입장을 냈고 시청에선 시정 질의조차 없었다"며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시민사회와 일부 단체의 자발적 노력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권에서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100일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이 사건은 잊힐 것"이라며 "도교육청에 '성범죄 피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한 교육기관의 명확한 신고체계 확립', '성범죄 사전 예방교육 실시', '모든 제도와 대응책에 피해 청소년을 중심에 둘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모두 함께 분노해야 한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한 노력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임을 기억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성범죄 피해를 호소한 오창 여중생들이 숨진 지 100일째 되는 19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추모제를 마친 피해 여중생의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김용수기자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재발방지를 위해 법률개정을 추진해 온 김석민 충북지방법무사회장은 "우리 사회가 친족 성범죄 문제를 쉬쉬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회장은 "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피해아동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 규정돼 있지 않다. 합리적 판단이 어려운 학대 피해 아동의 의사를 그대로 따르는 현행법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학대 피해 아동은 그루밍 상태에서 의사 지배를 당한 경우가 많아 피해를 입힌 부모와의 분리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따라서 친족 간 성범죄는 다른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며 "피해자 우선 구제를 원칙에 두고 아동이 합리적 의사를 내릴 수 있을 때까지 가해자와 분리해야 한다. 법 개정에 나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석민 충북지방법무사회장이 19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오창 여중생 100일 추모제에서 법률개정을 추진 중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재발방지법'에 대한 향 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기자
또한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가 친족 간 성범죄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탓에 법 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행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지닌 공무원과 정치인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각 기관이 직무유기를 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B양의 아버지인 C씨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이 세상은 바뀔 것 같지 않으니 딸에게 두 눈을 감으라는 말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C씨는 " 초기부터 피고인의 변호사가 개입해 수사를 지연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 해당 변호사는 청주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라며 "두 아이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변호라는 미명하에 아픔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최근 재판에서 술은 먹였지만 성폭력은 안 했다고 말했다. 술만 먹였음에도 제 딸과 친구가 자살을 했다는 얘기로, 얼마나 황당한 일이냐"라며 "9월 15일 2차 공판이 열린다.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바로 세워져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의 영혼이 죽는 성범죄가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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