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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형의 고인돌, 제천서 처음 발견

세종대 하문식 교수팀
종래 것과 다른 '바둑판+개석식' 혼용 형태
'25도 경사면'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여 축조
원시적 토목·건축이 융합하는 일면도 보여

  • 웹출고시간2015.12.21 18:08:30
  • 최종수정2015.12.21 19:55:40

평동마을 고인돌을 정면에서 바라 본 모습이다. 경사가 낮은 앞면에만 70~80cm 높이의 굄돌 5개를 사용하였다.

경사면을 활용해 축조한 새로운 유형의 고인돌[지석묘]이 우리나라 고고학상 처음으로 충북 제천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 고인돌 땅속에서는 불에 탄 돌도 출토되는 등 호기심을 유발하는 다양한 문화 흔적들이 발굴됐다.

세종대 하문식 교수는 지난해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 평동마을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최근 〈고인돌의 성격에 대한 한 예>(고조선단군학 제 32호)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평동마을 민가 마당에 위치하고 있는 이번 고인돌은 △긴 네모꼴 △380x50~140x105㎝ 크기 △흑운모 화강암 성분 등의 제원을 지니고 있다.

고인돌의 방향은 백운산 산줄기와 제천 샛강인 원서천과 같은 서-동 방향으로, 당시 축조인들이 방위를 의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고인들은 그 동안 국내 학계가 분류해오던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축조 방식이어서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반도 고인돌은 크게 땅 위에 노출된 덮개돌, 지하 부분, 그리고 덮개돌을 괴는 굄돌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탁자식은 굄돌이 높은 양식으로, 전문가들 사이에 속칭 '롱다리 고인돌'로 불려진다. 바둑판식은 굄돌이 낮은 양식으로, 속칭 '숏다리 고인돌'로 불리우고 있다.

개석식(蓋石式)은 굄돌을 사용하지 않고 곧바로 덮개돌[개석]을 얹은 경우로, 일명 '無다리 고인돌'로 불리운다.


이에 비해 이번에 발굴된 평동마을 고인돌은 바둑판식과 개석식이 혼용된 모습으로, 경사면을 자연스럽게 활용해 축조하였다. 서향의 높은 쪽은 굄돌을 사용하지 않고 잡석만으로 기초를 약간 다졌다.

반면 대략 25도 안팎 경사도의 동향 낮은 쪽은 높이 70~80㎝의 5개 굄돌을 고인 후 덮개돌을 수평 되게 얹었다.

제천 평동마을 고인돌을 측면에서 바로 본 모습이다. 바둑판과 개석식을 혼용해 축조한 새로운 형태의 고인돌로, 25도 경사면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였다. '龜岩' 명문도 보인다.

따라서 이번 평동 고인돌은 기존 3개 양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새로운 유형의 축조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공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원시단계의 토목(경사면 이용)과 건축(덮개돌+굄돌)이 융합되는 일면도 보여주고 있다.

굄돌은 덮개돌의 하중을 지탱하는 것이 주된 기능으로, '고인돌'(=굄돌)이라는 표현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그런 가운데 4번 굄돌은 땅에 박히는 쪽이 삼각형으로 뾰족하게 다듬어져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역학적인 관점으로 볼 때 상부의 하중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구조물을 튼튼하게 지탱하기 위한 공학적인 의도로 파악되었다.

이번 평동마을 고인돌에서는 △덮개돌 표면의 2개 굼[움푹파인 흔적] △굄돌 아래쪽의 3개 불탄 돌 △덮개돌과 굄돌 사이의 쐐기돌 등도 함께 발견됐다. 그 가운데 불탄 돌은 고인돌 유물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어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하교수는 "고인돌은 무덤 외에 제단, 집회장소, 기념물 등의 기능을 지닌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에 껴묻거리(부장품) 대신 불탄 돌이 나온 것은 제의(祭儀)와의 관련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인돌 주변에서는 역사시대 이후의 유물이 많이 출토됐다"며 "따라서 이번 고인돌은 청동기가 아닌 초기철기시대 이후에 촉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고인돌 덮개돌의 서쪽 측면에서는 해서체로 쓴 75x35㎝ 크기의 '龜岩'(구암)도 함께 발견됐다. 현존하는 고인돌 가운데 명문이 덧새겨진 것도 매우 희귀한 사례가 되고 있다.

하교수는 충북대 출신으로, 충북도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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