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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어린 보따리에 황혼 빛이 젖어드네 ----

혹여 몸이 아픈데 모르고 내 넘치는 기분대로 잡다 아프게나 하지 않을까 조심하고.

기운이라도 불어넣어 주고픈 마음에 어깨춤이라도 흥이 나는 만큼 덩실덩실하다 행여 아픈데도 참고 비명조차 못 지를까 조심하고.

그런 가운데 서로들 손을 내밀고 눈을 마주치면서 부르는 옛 노랫가락이 무르익을 무렵 노인 한 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러자 모두들 그 눈물의 의미를 헤아릴 새도 없이 하나가 되어 서로 어깨를 끌어안고는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를 불렀다.

그동안의 살아온 삶이 어찌되었고, 앞으로의 내 남은 삶이 어찌될 것인지에 대한 눈물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 곳에서의 눈물에 하나가 되었던 나는 자꾸만 작아지는 부모님을 생각했다.

칠십 아홉 된 친정아버지는 네거리 중앙에서 가게세도 안 나오는 장사를 하신다.

다음주면 칠순를 맞는 친정어머니는 허리가 아픈데도 놀면 더 큰 병 얻는다며 공장엘 나가신다.

먹고 사는 게 어려워서 그런다면 자식 된 도리에 정말 가슴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당신들일은 지나치게 깔끔하게 처리하신다.

나이차이가 꽤 나는 두 분인지라 같은 날 세상 뜨는 거 아니고 친정어머니한테 “ 엄마, 혼자되면 내가 좋은데 모셔다 드릴게요.” 그러면 그 좋은 데가 어디냐고 물으신다.

그곳은 노인요양시설이다.

나는 업무상 자원봉사자들과 노인복지시설을 자주 찾아간다. 그곳에 가서는 스스럼없이 그분들과 같이 부대끼며 내 부모님 같은 그런 마음으로 손길에 애정을 담아낸다.

온전한 마음을 갖고 함께 동행하는 봉사자들과 그 곳 어르신들의 윤기 흐르는 모습들을 보며, 내가 부모를 모신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본다.

단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참으로 많을 것이다. 물론 나는 딸이고 장남인 오빠가 있지만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허리가 아파서 이 무더운 여름에도 복대를 해야 하는 친정엄마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할 것을 독려했던 것도 나였지만, 정말 한계에 와서 일을 놔야 할 경우에는 지역에서 노래교실, 수영교실 등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려 생각하고 있다.

“엄마, 일 그만두면 내가 그 다음에 할 것은 다 생각해 놨으니까 걱정하지 마셔.” 그러고는 내가 생각했던 것을 쭉 말씀드렸더니, 내성적이고 소심한 우리 노인네는 지레 겁먹고 “ 절대 내 허락없이 신청하지 마.” 그러신다.

이런다고 모르고 저런다고 모를까? 엄마 맘을....

노인복지시설에 생필품과 떡 한 말을 해 가지고 가서 시설 청소며, 목욕까지 시켜드리고 슬퍼도 울고 좋아도 운다는 그 분들과 제목도 모르고 ‘가련다 떠나련다’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던 봉사자들은 “이제 나도 멀지 않았어.” 그러기에 시설의 노인들에게 내미는 손엔 마음이 얹혀져 있다.

그리고 돌아오는 발길 내내 난 우리 엄마 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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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