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3.12 18:31:18
  • 최종수정2015.03.12 18:31:18
학연·지연·혈연을 만드는 일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끼리끼리 문화, 패거리 문화의 병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악습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학연·지연·혈연의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큰 수고 없이 다양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최진현(새누리·기획경제위원장) 청주시의원의 발언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청주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기획경제위원회는 용역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2015년 본예산에 편성된 청주시의 각종 용역비는 170여억원으로 추경 편성 예정분까지 고려하면 200억원에 달한다"면서 "일부 용역은 용역결과가 시정에 반영되기는커녕 사장되는 캐비닛 용역으로 전락했고, 대행업체 용역은 용피아라 규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주시가 지난해 말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한 생활 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선정을 예로 들면서 "언뜻 공정하고 투명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용피아의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실적 점수와 적격기준 점수 때문에 신규업체는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고 기존업체에 대한 평가와 행정조치 여부 등은 아예 배점에서 제외해 말이 공개경쟁입찰이지 시가 제도적으로 용피아를 육성하고 보호하는 우를 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는 정부와 충북도가 정한 선정 기준이 그렇다고 설명하는데, 잘못된 제도는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잘못된 제도로 피해자를 양산하는 시도 용피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지난 5년 동안 시가 발주한 학술, 연구, 설계, 대행 용역과 올해 본예산에 편성된 용역을 분석해 특정인, 특정학교, 특정업체에 쏠린 불공정 용역을 색출할 방침"이라면서 "불공정 용역에 대해서는 예산 삭감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용역마피아와 청주시의)큰 저항이 있으리라 예상된다"고 우려하면서도 "불공정 용역으로 낭비하던 시민의 혈세를 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시 등에 당부했다.

그의 우려는 현실로 돌아왔다.

시는 최 위원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용피아는 없다는 취지의 자료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최 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청주시가 수행한 업무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모두 8건을 적발해 3건은 시정요구, 5건은 주의 요구 조치했다. 감사결과 청주시는 도로보수 공사를 특정업체와 수의 계약해 일감을 몰아줬다. 시내버스 요금단일화에 따른 손실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정산한 용역 결과를 근거로 14억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 최 위원장의 발언과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온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용피아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하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집행부(청주시)의 비협조로 용피아 문제를 척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제기한 용피아 역시 학연·지연·혈연에서 태어난 괴물의 모습이다. 이 괴물은 투명해야 할 공직사회를 좀먹는다. 공직 내부적으로는 특정 세력을 만들어 묵묵히 일하는 다수의 선량한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는다. 밖으로 피땀으로 조성된 국민들의 혈세를 좀먹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비정화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청주시의 고질적인 용피아 문제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너가 없고 내가 없다. 제2, 제3의 최진현 위원장이 나타나야 한다. 이승훈 청주시장에게 거는 청주시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곪아 터진 상처는 매스가 약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