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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며칠 전 필자는 교육자료 수집을 위해 중국을 들린 적이 있었다.

19C말부터 시작된 근대교육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 교육의 특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기 중국, 일본의 교육 자료와 우리의 교육 자료를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중국 고서점 여러 곳에 자료 수집을 부탁해 두었는데 이 자료들을 반출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관리들과 여러 날 날선 신경전을 벌어야 했다. 원래 반출허가를 받아야 하는 100년 이전의 자료는 말할 것도 없고 역사, 지리 관련 자료나 일본의 식민지였던 만주국시대 교육 자료들에 대해 중국 관리들은 한결같이 반출에 난색을 표했다.

이유인즉 그 자료들이 한국에 반입되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동북아역사재단 등 정부연구기관의 연구 자료로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동북 공정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사분쟁에 관해 이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나는 중국이 일본의 역사왜곡처럼 자국중심주의적인 편향된 역사인식을 가져서는 동아시아에서 결코 리더쉽을 발휘할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지적하였다. 아울러 한, 중, 일 3국이 지역 내의 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국익에 가장 부합된다는 사실을 재삼 강조하였다.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논의의 물꼬는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대중국 대북한 정책으로 옮아갔다. 자신들의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중국 관리들도 이명박 정부의 대중외교정책에 대해서는 우려와 함께 불쾌감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명박 정부의 친미정책까지는 이해한다 치더라도 중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하는 등 중국을 홀대하는 태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교역, 투자, 관광, 유학 등 여러 방면에서 비약적으로 신장되어 중국에서도 한국의 위상에 대한 인식은 이전과 사뭇 다르게 변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중국정책은 이전 정권에 비해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한 공통된 역사경험과 괄목할 만큼 성장한 한, 중 관계로 미루어 한국이 일본보다는 중국을 우위에 둘 것이라는 중국인들의 기대가 이명박 정부의 대미 대일 외교중시노선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관리들만이 아니라 일반 중국인들의 한국인식도 눈에 띌 만큼 냉랭해져 있었다.

이러한 중국 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이명박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쓰촨성 지진참사현장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이를 ‘감동외교’라고 자화자찬한 우리 측의 평가와는 달리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별 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교역대상국이자 제1투자대상국으로 경제관계는 이미 크게 발전했으나 외교, 군사, 안보협력관계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방문의 가장 큰 성과로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진강 중국외교부 대변인이 한중정상회담 당일(5월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인 한미군사동맹으로는 지역 내의 현안 안보문제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논평한 것도 한중관계의 새로운 설정을 요구하는 중국 측의 강력한 입장표명이라 할 수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북한체계의 개혁·개방으로의 유도는 남북한 관계의 진전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중요 사안으로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지만 한국의 대중외교는 경제관계에만 급급해 핵심을 놓치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를 좀처럼 지울 수 없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중외교정책의 전반적인 재검토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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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