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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01 15:30:27
  • 최종수정2014.12.01 15:30:27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의 행보가 이상하다. 의정비엔 변함없는 카리스마를, 주민숙원사업비(의원 재량사업비) 폐지엔 우유부단(優柔不斷)을 보여주고 있다. 헷갈리는 리더십이다.

충북도의회 의원 의정비가 결국 인상됐다. 전국 최고 인상률이다. 그 중심에 이 의장이 있었다. 그런데 이 의장은 아직 재량사업비에 대해선 폐지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재량사업비 폐지 선언해야

충북도의회는 내년부터 재량사업비 편성 요구 관행을 없애야 한다. 충북도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의정비 인상을 결정하면서 내건 조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민들도 재량사업비 폐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의회 의견은 양분된 상태다. 우선 의정비 인상 비난 여론을 잠재운 뒤 재량사업비 확보에 '올인'하자는 편이 있다. 지역사회에 쓰는 사업비인 만큼 집행부에 편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파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 의장이 이쪽 대표 주자다. 꼭 필요한 지역사업이라면 집행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따라서 굳이 재량사업비 편성을 요구할 까닭이 없다는 게 이 의장의 평소 소신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정비 인상 결정 후에도 그저 묵묵부답이다.

제10대 충북도의회는 개회 이후 4개월간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놓고 '감투싸움'만 벌였다. 이때도 이 의장은 아무런 중재를 못했다. 그저 방관만 한 채 세월만 보냈다.

그 후 충북도의회가 여야 싸움 없이 얻은 첫 성과가 의정비 인상이다. 도민들의 의견과 정서를 무시한 볼썽사나운 행태였다. 그토록 지방의원 본연의 자세 견지가 우선이란 도민 요구는 묵살됐다.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엔 이견이 없었던 셈이다.

곧 재량사업비 존폐도 결정해야 한다. 이제 이 의장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해야 한다. 평소 소신대로 재량사업비 폐지를 요구해야 맞다. 반대하는 도의원들이 있으면 설득해야 한다. 충북도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요구가 없었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의장은 지금 상황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의장'으로 오해받고 있다. 결단력 없는 우유부단함 때문이다. 우유부단은 어물거리며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력이 없음을 말한다.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 우물쭈물함과 같다. 어떤 경우 어정쩡한 행동으로 엄청 욕을 먹는다.

'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적당하면 신중하다는 칭찬의 말이 된다. 지나치면 우유부단하다는 비판의 말이 된다. 지금 충북도의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이 의장에게 시사하는 게 많다.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들이다.

이 의장의 우유부단함이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물론 재량사업비 폐지로 주민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생각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재량사업비는 지방의원들에게 필수불가결 예산이 아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예산이다. 이제 이 의장에게 '문을 안 잠갔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보다 '훔쳐갈 것도 별로 없는데 뭘…'하는 소신과 배짱이 필요하다.

***결정 못하면 재앙만 커진다

물이 반쯤 담긴 컵은 보기에 따라 아주 달라진다. 어떤 이에겐 물이 아직도 물이 반이나 남은 컵이다. 어떤 이에겐 물이 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컵이다. 제3의 시각도 있다. 물이 반이나 남은 것도 맞고 반밖에 남았다는 말도 옳다고 보는 이들이다. 요즘 말로 '메이비족(Generation Maybe)'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결정 장애와 관련이 있다. 시각에 따라 상황은 이렇게 달라진다.

이 의장이 견지하는 신중함은 좋다. 하지만 우유부단함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정쩡한 제3의 시각이 충북발전의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결과에 대해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미래의 일정 부분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한 조직의 운명을 책임진 지도자라면 더욱 더 소신을 지켜야 한다.

우유부단함에 따른 손해는 금방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정하지 못해 다가올 재앙은 훨씬 더 혹독할 수 있다. 실패 가능성 제로의 안전한 선택은 없다. 아무리 긴 시간을 더 고민한들 찾아지지 않는다. 이 의장에게 재량사업비 폐지는 그런 선택이다.

최상의 결과를 향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면 진일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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