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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22 15:22:55
  • 최종수정2014.09.22 15:22:55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정례회 2차 회의가 지난 주 목요일 열렸다. 최병윤(음성군1·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이날 '충청북도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 사람의 반대도 없었다. 만장일치였다. 약속의 실천처럼 보였다. 모처럼 보여준 여야의 뜻 일치였다.

***법제적 효 문화 창출 근거 마련

효(孝)란 의미 앞에 당당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일까. 효행장려 조례안 발의에 제동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주 매끄러웠다. 보기 좋았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 문제나 교섭단체 문제도 이렇게 처리되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이들이 효를 떠올리는 순간 위축되기 일쑤다. 생각만 해도 왠지 부끄러워진다. 자식이 속을 썩일수록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 그동안 부모에게 저질러온 수많은 불효(不孝) 때문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효와 관련한 많은 말들을 듣는다. 그 중 우리가 가장 흔히 듣는 말이 있다. '부모가 돼봐야 부모 마음을 알거다'하시던 부모님 말씀이 실감난다. 자식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을 때마다 부모님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아이들 앞에서 그 말을 똑같이 되풀이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한자어 효(孝)는 아들이 늙은이를 업고 있는 모양에서 유래했다. 부모 공양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친(親)은 설 립(立) 밑에 나무 목(木), 그 옆에 볼 '견(見)'자를 품고 있다. '나무 위에 서서 본다'는 뜻이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효친(孝親)이나 친효(親孝)와 같은 글자와 그리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40년 전 아놀드 J. 토인비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토인비는 2000년대 가정의 미래를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가정의 와해까지 걱정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점차 그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2014년 '가족 빅뱅'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부부+자녀'로 구성된 전통적 가족이 계속 줄고 있다. 대신 '1인 가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자녀 없는 부부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나 홀로 가족'의 전면 등장은 사회 전반에 일대 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구성의 변화는 효문화에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통적 의미의 효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무한 희생이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효는 다르다. 자식의 일방적 무한 희생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상호 '배려와 섬김'이다.

토인비는 숨을 거두기 2년 전인 1973년 9월 런던에서 한국방문단과 마주앉은 적이 있다. 이 때 한국의 효사상과 경로사상에 상당한 관심을 표했다. 한민족의 효(孝)와 경로사상, 가족제도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장차 한국문화가 인류에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모를 모시는 효사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발전의 가능성과 근거를 효에서 찾았다.

충북도의회의 효 관련 조례안 제정 의미가 깊은 까닭은 바로 여기 있다. 상호 섬김과 배려. 사랑 정신이 이웃과 사회로 연장되게 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물론 제정 자체는 아주 늦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시행하면 된다. 충북에도 법제적 기반을 근거로 효문화 창출과 확산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

***효는 올바른 삶의 출발선이다

효란 부모의 자식 사랑에 대한 자식의 보은이다. 끝이 없는 부모의 헌신적인 내리 사랑에 대해 자식이 보답하는 최소한의 치사랑이다. 인간이 지켜야할 기본적인 윤리다.

효 문화는 우리의 역사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지켜져 오고 있다. 지나온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다. 우리는 탄생과 더불어 효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살아왔다. 바른 행동이 효 실천에서 나오는 까닭이다.

효는 올바른 삶의 출발선이다. 효가 사라지면 우리의 삶에서 바늘 없는 나침판과도 같다. 효가 바로서야 나라와 가정이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곧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가족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

효 실천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먼저 부모 속을 썩인 게 없는지 헤아려 보자. 그리고 부모에게 맛있는 것부터 사드려 보자. 부모님이 기뻐할 게다. 그게 효도다. 요즘 부모들은 현명하고 자식에 대한 배려 또한 크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못난 건 늘 자식들이다. 오늘 당장 안부전화라도 해보자.

초목은 엄동설한 인고의 세월을 겪고 나서야 잎을 피운다. 효의 감성은 가족과 사회, 나아가 나라의 도덕규범의 건강성을 담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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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