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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22 17:38:04
  • 최종수정2014.04.22 17:38:04
작은 섬마을 낙도에 부임 받은 선생님은 섬마을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에 감탄한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아이들 역시 부임한 선생님을 따르며 제각기 학교생활을 한다.

세월호 침몰 충격과 눈물

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칠수록 섬 외의 생활은 전혀 모르고 사는 아이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도 부모를 도와 일을 하고, 문명의 발전에 대해 무지한 모습이 안쓰러운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 역시 생활고 때문에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선생님은 마침내, 아이들에게 섬과는 다른 문명이 발전한 세상을 보여 주기 위해 서울로의 수학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선생님은 아이들과 방과 후 뭍에서 지렁이를 잡아 파는 등 일을 하며 여행경비를 마련한다.

결국, 선생님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마련한 여행경비로 수학여행을 가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섬과는 다른 서울의 모습에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들은 그렇게 창경궁 등 서울 도심을 구경하며 성공적인 수학여행을 마친다. 그리고 각자 서울에 대한 즐거운 기억을 간직한 채 낙도로 돌아온다.

섬마을 아이들이 도시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1969년 제작된 유현목 감독의 드라마 영화 '수학여행'의 줄거리다.

학생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 지식을 넓히기 위한 학습 활동의 하나로, 교사의 인솔 아래 실시하는 것이 수학여행이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삶의 변화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헌데 2014년 4월은 그렇지 않다. 충격과 슬픔, 분노뿐이다. 진정, 잔인한 계절이다.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 수백 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한 안타까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월호는 22일 현재도 바닷물 속에 잠긴 상태다. 실종된 학생과 승객들은 여전히 선박 안에 갇혀있다. 지방선거가 어떠니, 국정원의 간첩조작이 어떠니 싸움박질 하는 사이에 대한민국이란 배의 밑바닥엔 구멍이 뚫려 물이 새어들고 있었던 셈이다.

들뜬 수학여행 길에서 친구들과 재깔거리던 환한 얼굴 위로 느닷없이 쏟아졌을 바닷물 세례…. 전복되는 배의 선실 안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부딪히면서 열리지 않는 출입구 앞에서 새어나왔을 절망의 비명…. 까닭도 모르고 죽어갔을 그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은 상상하는 것조차 고통스럽다.

오리엔테이션을 받던 리조트의 강당이 눈더미에 무너져 젊은이 10명이 죽은 게 겨우 두 달 전의 일이었다. 그때 우리는 어쨌던가. 그들을 향해 미안하다고, 부끄럽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런데 이번엔 302명의 사망·실종이라는 대형 참사가 터졌다. 정부는 탑승자와 구조자 숫자조차 엉터리로 발표하며 갈팡질팡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6천 달러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자녀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티 없는 아이들의 죽음 앞에 부끄럽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수학여행을 없애라"는 학부모의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수학여행에 불안감을 느끼기는 학생과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4~5월로 예정된 수학여행을 보류하는 학교가 속출한다.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안전이 조금이라도 우려되면 현장체험학습을 취소하라'고 긴급 지시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또 뒷북조치다. 즉흥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총체적 부실 재정비해야

이번 기회에 대규모 수학여행이 오늘날에도 과연 필요한지 따져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배나 버스 등 다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안전관리자의 아차 하는 실수로 순식간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한 학년이 단체로 가는 현행 수학여행 방식의 존폐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부실을 드러낸 정부 또한 안전 매뉴얼 재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대형 사고는 많은 허점·실책·무책임이 겹쳐서 터지는 것이다. 지금 재앙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가 있는 분야가 한두 곳이 아닐 것이다.

대형사고 때마다 여론이 부글부글 끓다 좀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느냐 싶게 사고 이전으로 퇴행해버리는 '집단 기억상실증'을 다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 당국은 물론 기업·단체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항상 머릿속에 최악의 상황이 닥쳐올 수 있다는 경보를 켜고 준비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국민적 상처가 깊어진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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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