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미 상향식 공천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기초선거 '무(無)공천' 방침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사실상 정당공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민주당으로선 '약속 이행'이라는 명분과 '새정치'라는 어젠다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안 위원장에게 또다시 밀리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공천 룰 채택부터 꼬인 선거정국은 안개 속 그 자체다.

**바람에 길들여진 지방선거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어섰다. 그 속엔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 지역문화 육성, 공직사회 자부심, 애향의식 고취 등은 자치(自治)가 있어 가능했다. 그런데도 거론되는 소재는 하나같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들이 부적절한 처신에 따른 뒷얘기다. 감옥 갔던 얘기고 중도 하차했던 얘기다.

이른바 정당 바람으로 당선된 '바람돌이'들이었다. '바람돌이'들에겐 특징이 있다. 게임의 절반을 끝내놓고 시작한다. 공천과 동시에 샴페인의 뚜껑을 절반쯤 열어 둔다. 결국엔 바람 부는 대로 결과가 나오고 개표 전광판은 그들의 색깔로 도배된다. 이렇게 된 사람들이다 보니 민심을 보살필 필요가 없었다. 오로지 공천권을 쥔 정치인만이 주인이었다. 섬김의 대상이었다. 지역민을 무서워 않는 행정은 배짱으로 이어졌다. 결국 오만과 부패로 빠져들었다.

그 오만과 부패의 뒤를 봐준 게 바로 정당공천이다. '검증 하겠다'는 유권자들에게 '우리 당이 검증을 끝낸 훌륭한 후보'라며 품질 보증서를 뿌려댔다.

오죽했으면 정당공천 20년은 '부패를 지원하고 방조한 20년'이라는 혹평까지 제기될까.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60%가 그런 정당공천제를 없애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좌고우면(左顧右眄) 끝에 상향식 공천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향식 공천제라고 이름 붙인 이 방안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선거 후보를 책임당원과 일반국민이 절반씩 참여하는 선거인단 투표로 뽑는 방식이다.

새누리당은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는 만큼 책임정치의 취지를 살리면서 공천 비리를 최소화하려면 이 방식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그들 말처럼 공천 과정에서 중앙당 지도부나 지역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배제한다면 지방선거의 최대 폐해인 공천헌금 비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제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새 공천안을 들여다보면 허점이 적지 않다. 먼저 각 기초자치단체의 선거인단 수를 어느 규모로 하느냐 부터가 문제다. 수백 명 규모로 한다면 지역 국회의원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인구가 적은 기초지역에서 선거인단을 수천 명으로 구성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고비용 선거라는 문제도 따른다. 후보 난립으로 표가 분산될 경우 과연 1위 득표자의 당선을 인정하는 게 온당한지의 문제도 남는다.

딱하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저버렸다며 연일 공세를 폈다. 정작 정당공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막을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했다. 자신들만이라도 공천을 하지 말자는 주장과 지방선거 전략상 맞공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서 내부 논란만 벌였다. 결국 정당공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약속실천·개혁의지가 먼저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룰을 바꾸려 허둥지둥되는 정치권의 모습이 한심스럽다.

21일부터 기초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당리당략과 선거일정에 쫓겨 가며 급조된 각 정당의 공천 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겠는가·

분명한 것은 선거방식을 포함해 숱한 문제점을 드러낸 지금의 지방자치제도를 이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훌륭한 재목도 못난 목수를 만나면 재앙이다.

지역사회도 못난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만나면 재앙을 부른다. 여야가 맞대응 논리를 멀리하고 개혁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다. 유권자들은 참된 일꾼 선택에 목말라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