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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리스에 묻은 얼룩을 보니, 전에 이 침대를 쓴 사람은 오줌이 새어 나온 정도가 아니라 차라리 방뇨의 기쁨에 젖어 사는 인물처럼 보였다. 베개에도 그런 기쁨이 담뿍 표현돼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이 쓴 ‘나를 부르는 숲’의 한 부분이다.

최근에 중학교 3학년인 아들아이가 읽은 책으로 미 애팔래치아 산길 2,100마일에서 만난 우정과 대자연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끝까지 잘 볼 수 있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의외로 너무나 재미있어 하였다.

토요일 고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기숙사에서 나와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TV를 보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며 소개해서 같이 읽은 부분이 위에 소개한 글이다.

딱히 그 부분만 표시를 해 놨다 이렇게 나눠읽을 정도는 아니라는 개인적인 내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반응자체를 보이는 모습이 보기가 좋아 같이 맞장구를 치고 웃어주었다.

“표현들이 조금 머리가 되는 사람은 이해를 잘 해서 웃긴다는 것을 알거야.”

아들의 결론에 딸과 나는 명석한 두뇌로 넉넉하게 웃어주었다.

아들 녀석 이야기다.

보은지역에서 자칭 타칭 스타로 군림하며 공부, 노래, 춤, 거기에 육상 도 대표로 소년체전까지 출전할 정도로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거기에 빼어난 외모로 또래들은 감히 너무도 높은 데 있어서 말도 붙이지 못할 정도의 고고한 자태를 뽐냈고, 선배누나들이 사랑고백서를 책으로 만들어 찾아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그런 위치에서 군림하였다.

그런 아이가 요즘 내 가슴을 꽉 짓누르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고등학교 진학을 예고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 인문고로 갈 것인지에 따라 우리 아이의 장래는 너무도 많이 달라진다.

정말 부모로서 너무 두렵다. 하느님께 잠깐만 이야기 하고 아이의 미래를 엿 볼 수 있다면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될 텐데.

나의 진로선택이라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어떻게든 해 볼 텐데. 자식 장래에 대한 결정이다 보니 너무도 마음이 무겁고 힘이 든다.

공부를 잘하니 집 가까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보내 가까이 두는 것이 포장 잘 된 고속도로 길을 선택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할 것 같으면서도, 어린시절부터 ‘상담사’로 적을 두었던 내 꿈이 퇴색하지 않고 지금 그 길과 무관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소질도, 재주도, 적성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은 한다.

때와 시기가 다르기는 하더라도 언젠가는 본인이 원하는 쪽의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렇다고 앞이 보이지 않는 험난한 길을 가겠다는 자식을 밀어주기에는 부모가 되 보니 그렇지가 못하다.

가수 비가 몸담고 있었던 엔터테이먼트 회사에 오디션을 봤다 떨어졌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자꾸만 그런데 가서 다른 모습들을 보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면 오기부리지 않고 자신의 꿈을 접을 줄 알았는데.....

오디션장에서 나오며 하는 말. “엄마, 나는 정말 이게 내가 갈 길이야. 인터뷰를 하는 데 다른 아이들은 떨어서 말도 못하고 그러는데 나는 하나도 떨지 않고 말도 잘 했어.”

할 말이 없어 웃고만 말았다.
우리아이가 키우는 꿈에 뜨거운 물을 부을까? 아니면 비료를 주고 잘 가꾸어야 할까?

그것을 고민하며 오늘 아침도 팬티를 내리고 엄마의 사랑이 스며들도록 엉덩이를 문질러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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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