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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 업소 단속현장 동행취재

벽 뒤에 밀실…영화 뺨치는 위장술
'눈치챌라'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중
손님 가장해 진입…곧바로 업소 전체 장악
현장 은폐 증거물 확보 중요 신속히 수색

  • 웹출고시간2013.11.14 19:57:33
  • 최종수정2013.11.14 19:57:33
지난 13일 오후 10시께 충북지방경찰청 풍속광역단속팀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경찰은 이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가에 위치한 한 건물 4층에서 합법 마사지 업소를 가장해 불법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단속에 나서기 때문이다.

단속 대상은 359㎡ 규모에 15개의 방이 설치돼 있는 대형 업소다.

충북청 풍속광역단속팀 소속 경찰관 8명은 3개 조로 나눠 업무를 분담했다.

단속준비를 마치고 현장 인근에 도착한 경찰들은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중했다.

단속대상 불법업소에서 경찰의 단속을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30분께 경찰의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먼저 손님을 가장한 경찰, 일명 '선수'가 업소에 들어갔다.

이 경찰이 업소 내부 상황을 파악한 뒤 대기 중인 단속팀에 연락을 보내왔고, 10시45분께 경찰 일부가 업소에 들어가 계산대를 장악했다.

곧이어 남아있던 경찰들이 추가 투입돼 업소 전체를 장악했다.

업소에 들어가 계산대에 있던 종업원 K(54)씨에게 기자가 "이곳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자 K씨는 "나는 돈을 받고 손님을 안내를 하는 일을 할 뿐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계산대 바로 옆방에는 이 곳 업주 H(여·44)씨와 성매매 여성 L(여·48)씨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H씨는 이전에도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해 3차례나 단속에 적발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충북지방경찰청 풍속광역단속팀이 단속을 나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가에 위치한 한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이곳 업주와 성매매 여성이 등을 돌리고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경찰을 보고 등을 돌린 H씨는 "내가 운이 없는 것인지 하는 가게마다 걸린다"며 웃지도 울지도 못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잠시 후 단속팀을 따라 미로처럼 복잡한 길을 통해 업소 안쪽으로 들어가자 놀라운 광경이 연출됐다.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충북지방경찰청 풍속광역단속팀이 단속을 나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가에 위치한 한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리모컨을 조작하자 벽에 설치된 문이 열리고 있다.

ⓒ 박태성기자
언뜻 보기엔 평범한 벽처럼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업소에서 발견된 리모컨을 누르자 벽이 열리고 밀실이 드러났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곳 밀실에서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열린 벽 문을 따라 들어가자 침실과 욕실로 구성된 정사각형 구조의 방 3곳이 나타났다.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충북지방경찰청 풍속광역단속팀이 단속을 나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가에 위치한 한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이곳 종업원이 고개를 숙이고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박태성기자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충북지방경찰청 풍속광역단속팀이 단속을 나선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가에 위치한 한 불법 성매매 업소에서 발견된 물품.

한 경찰관은 "불법 성매매 업소 대부분이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커튼 등으로 위장을 해 놓는다"며 "이렇게 벽을 문으로 개조해 밀실을 만들어 놓고 영업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불법 성매매 업소 단속에서 성매매를 입증할 증거물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은 이 업소에서 현금 36만원과 호일에 쌓아 보관 중인 남성용 콘돔 등을 압수했다.

경찰이 증거물을 확보하고 H씨 등 3명을 체포하면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단속은 마무리 됐다.

경찰은 14일 이곳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H씨와 종업원 K씨, 성매매 여성 L씨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H씨는 남성에게 12만원을 받고 마사지나 안마와 함께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흥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불법 성매매 업소 등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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